매일신문

한전 동성로 지중화공사 물 왜 새나 했더니…

시공 하청업체 39억 받고 잠적…돈 못받은 70여개 업체와 마찰

부실 공사 의혹이 제기돼 구조 안전검사를 벌이고 있는 '동성로 지중설비 이설사업'(본지 14일자 8면 보도)이 인부 임금과 하청업체의 각종 비용 정산 문제 등 크고 작은 잡음으로 말썽을 빚고 있다. 현재 이곳 1·2·3공구 공사 현장에는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크레인 기사들이 대형크레인 2대를 현장에 방치해 놓고 있으며, 일부 채권업자들은 대구시 등에 비용청산 진정을 하고 있는 것.

한국전력에 따르면 발주처인 한전은 당초 시공사로 (주)H종합건설과 100억 원대의 계약을 맺었고, H사는 (주)S사와 일부 하청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S사가 계약금액 39억여 원을 받고도 인부 임금, 식대, 각종 하청업체 기기, 자재, 설비 비용 등을 내주지 않고 지난해 12월 잠적했다. 돈을 받지 못한 70개 회사 관계자들은 채권단을 구성해 대구시, 한전, H사 등을 상대로 받지 못한 11억 원 규모의 비용 정산을 요구하며 공사를 막고 있다. 또 S사가 잠적한 뒤 계약을 맺은 M사도 지난해 12월 20일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했으나 공사비용 4천여만 원 등을 받지 못해 업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가 지난 15일 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하청업체 관계자는 "시공사로부터 임금, 설비비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한 전임 업체 관계자들이 수시로 찾아와 욕설을 퍼붓고 멱살을 잡는 등 몸싸움이 벌어졌다."며 "이 때문에 경찰이 수차례 출동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1·2·3공구 인부들이 세 끼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Y, M, G식당 등 3곳도 식대를 지급받지 못해 7천600여만 원이 밀렸었다가 음식점 주인 등이 한전, 대구시 등에 진정하는 등 소동을 빚자 뒤늦게 협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15일 한전, H사, 채권단이 모여 협의를 하던 중 몸싸움이 일어 일부는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며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발주청과 시공사는 비용을 S사에 모두 지급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잘못이 없다."며 "S사의 책임이지만 현재 잠적해 연락두절 상태라 답답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또 시공사인 H사 관계자는 "각 채권단이 비용을 받기 위해 공사를 방해하고 진정을 넣는 등 사업 일정에 차질이 발생, 경찰에 '공사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하기도 했다."라며 "이들의 요구금액이 11억 원에 이르지만 이미 비용을 S사에 치렀기 때문에 어쩔 수 없고, 도의적으로 일부는 지급할 의사가 있다."고 해명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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