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옷, 병행수입-명품 최대 40% 저렴

품질보증서비스 확인 필요

유명 제품을 싸게 사려는 알뜰 쇼핑족들 사이에서 병행수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병행수입은 제3자가 상표권자 또는 국내 독점 수입판매업자의 허락없이 국내에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1995년 11월부터 수입 공산품 가격 인하를 유도한다며 일부 예외규정을 두고 병행수입을 허용했다. 의류 뿐 아니라 골프 및 스키장비, 자동차 등 수입 브랜드라면 무엇이든 병행수입이 가능하다. 대기업들도 병행수입에 뛰어들고 있다. SK네트웍스가 해외 자동차 병행수입에 뛰어들었고, 최근 금강제화는 구찌 등 해외 명품 구두를 병행수입으로 들여와 자사 상품권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 병행수입의 인기 이유

똑같은 제품인데도 가격이 최대 40%까지 저렴하기 때문이다. 병행수입 업체들은 대개 현지 딜러로부터 물건을 사와서 정식 수입사에 비해 마진을 덜 붙여 판매한다. 정식수입사보다 사들이는 값은 비싸지만 백화점 및 대리점 수수료 등이 필요없기 때문에 싼 값에 판매할 수 있다.

병행수입상들이 비싼 값에 제품을 매입하지만 유통마진이 덜 붙는 방법, 즉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하기 때문에 똑같은 제품이라도 대리점이나 백화점보다 싼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병행수입업체들이 연간 매출 10억 원 안팎의 보따리상 규모이지만 일본의 제트 크래프트(Z-Craft)와 같은 전문 병행수입회사는 연간 매출액이 수천억 원에 이른다.

해외 유명제품을 취급하는 수입 딜러들이 터무니 없이 높은 마진을 챙기는 것도 병행수입이 인기를 얻는 이유다. 미국산 유명 청바지의 경우, 미국 백화점에서 4만 원대에 팔리는 것이 국내 백화점에서는 15만 원대에 판매된다. 국내 공식수입사가 들여오는 가격은 2만 원대. 수입과 동시에 가격이 7배 이상 뻥튀기 되는 셈이다.

이처럼 가격 격차가 크기 때문에 병행수입이라는 틈새시장이 각광받는 것이다. 똑같은 청바지 제품을 병행수입업체는 6만 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일본산 골프채 풀세트도 백화점 가격은 200만 원대이지만 병행수입은 120만 원 선. 미국산 유명 운동화도 21만 원에 판매되는 것이 병행수입은 12만 원대에 가능하다. 이밖에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캐주얼 의류 등도 대리점 또는 백화점 가격보다 평균 40% 가량 싸게 살 수 있는 것이 병행수입의 장점으로 꼽힌다.

◇ 병행수입은 불법인가

병행수입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법원 판례를 보면 일단 상표권 침해는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 쉽게 말해 짝퉁이 아닌 진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법은 아니라는 것. 다만 국내에서 특정 상표권에 대한 전용 사용권자가 있다면 사용권 침해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진품이 아닌 짝퉁을 구매할 위험이 크다. 백화점이나 대리점에서는 진품만을 취급하지만 인터넷 쇼핑몰은 가히 짝퉁의 천국이라고 할만큼 가짜 제품들이 판을 치고 있다. 특히 해외 유명 스포츠 및 캐주얼 브랜드의 경우, 짝퉁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가격이 터무니 없이 싼 제품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 진품을 구매했더라도 A/S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명 브랜드의 상표권자나 국내 정식수입업체들은 직접 국내에서 판매한 제품이 아닌 병행수입 제품에 대해서는 진품이라 할지라도 A/S 및 품질보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격이 싸다고 무턱대고 구입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또한 제품에 표기된 주의사항이나 사용법 등이 외국에서 사용한 것을 그대로 공급하기 때문에 소비자들로서는 이런 불편 사항까지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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