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시절엔 겨울철의 꼬맹이들은 오늘도 뭐하고 노나? 그 궁리가 최고의 관심사였다. 노는 걸로 하루해를 꼴깍 넘겼다.
겨울이고 여름이고 할 것 없이 계절에 관계없이 공통적인 놀이들이 많이 있다. 야외놀이로 술래잡기에서부터 깡통차기, 비석치기, 위병놀이, 여러가지 가셍놀이, 자치기, 말뚝박기, 소놀이, 말놀이, 구슬치기, 여자 아이들의 고무줄놀이, 땅따먹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그 많은 놀이를 열거하기도 힘들다. 산으로 들에 나가서는 뒷산을 쏘다니며 도마뱀, 메뚜기 잡기, 잠자리, 나비, 개구리 잡기, 계곡에서 가재 잡기, 냇가에서 붕어 잡기, 벗지, 오디 따먹기, 칡뿌리 캐 먹기, 풀잎 묶어 걸기, 강아지풀 수염 달기, 정월 대보름 쥐불놀이, 상수리, 도토리 따기, 새총 만들어 참새 잡기, 풍뎅이, 장수하늘소 잡기가 철마다 있었다.
코끝이 떨어져 나가는 추운 날에는 할 수 없이 방에서 노는데 실내 놀이로는 실패차만들기, 딱지치기, 실놀이, 뱀주사위놀이, 책받침을 잘라 만든 공에다 축구판을 만들어 노는 축구 놀이, 산가지놀이, 몇 명이서 다리를 사이사이에 걸쳐 펴서, 이 거리 저거리 각거리 노래를 부르며 노는 다리놀이 들과 함께 했다. 다행히 요즘은 학교 수업시간에 이런 놀이들을 많이 한단다.
그 중에서 한 해가 바뀌면서 놀았던 '나이 따먹기' 라는 놀이가 있다. 특별한 준비물도 필요 없고 일정한 거리의 두개의 기둥만 있으면 된다. 기둥은 전봇대나 가로수 또는 툇마루의 기둥을 이용하기도 했다. 인원은 한 편에 세 명 이상이면 가능하고 편 가르기는 나이가 비슷한 사람끼리 가위바위보로 정한다. 편 가르기가 끝나면 먼저 자기편의 거점 기둥을 정한다.
기둥은 놀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둥을 잘 지켜야 하는데 만일 상대방의 누군가가 이 기둥을 터치하면 상대팀 전체의 나이가 올라간다. 놀이의 승패는 나이를 많이 먹는 팀이 이긴다. 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다섯 살 정도의 기본 나이가 주어진다.
이 때 각 편의 한명을 우두머리 대장을 정해 열 살을 준다. 나이를 따먹는 방법은 상대방의 기둥을 터치하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이가 더 적은 상대방을 터치하는 것이다. 나이가 같을 경우엔 가위바위보로 승패를 정한다. 같은 편끼리 손을 맞잡고서 상대방을 터치하면 손을 맞잡은 사람의 나이를 합하여 계산을 한다. 보통 5살씩 나이가 올라간다.
보통 기둥을 지키는 사람은 나이가 제일 적은 사람이 지키게 되는데 기둥을 붙잡고서 다가오는 상대방에 닿을 경우엔 아무리 나이가 작더라도 승자가 된다. 그래서 기둥주위를 맴돌며 상대방의 공격을 방어한다.
놀이에서 나이가 적은 사람은 항상 쫓기는 신세인데 쫓는 사람이 포기할 때까지 끝없이 들판을 뛰어 달려야한다. 그래서 빨리 상대방보다 나이를 더 먹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가끔은 같은 편을 짚단이나 바위 뒤에 숨게 한 다음 자신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상대편을 유인한 다음 상대방과 닿을 때쯤 숨어있던 같은 편과 재빨리 손을 맞잡고서 기습 터치를 하여 나이를 확보하기도 한다.
60살이 되면 더 이상 나이를 먹을 수가 없다. 대신 자신의 나이를 같은 팀의 다른 사람에게 준다. 이럴 경우 항상 상대팀에게 알려줘야 한다. 한 편의 모두가 60살이 되면 승리 팀이 되어 놀이가 끝나게 된다.
뭐니 뭐니해도 겨울철 놀이로는 얼음만 한 게 없다. 경북 청송읍 용정천에서 오는 1월26일부터 27일 이틀간, 세 번째로 얼음 축제를 연다. 빙벽대회를 포함해서 얼음썰매, 얼음썰매 경주놀이, 연날리기, 달집태우기, 드럼통 난로에서 가래떡이나 군고구마를 구워먹는 모닥불놀이, 전통체험놀이, 장승솟대체험, 등이 준비되어 있다.
혼자서 노는 것보다 여럿이 노는 일이 더 신난다는 건 뻔한 이치다. 쉽게 끝나가는 겨울철 놀이를 만끽해보자.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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