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향숙의 고민 지우개]아내와 별거, 화해 방법은?

내 목소리 내기보다 상대의 말에 귀기울여 보기를

*고민있어요

아내와 저는 3년간의 결혼생활을 하면서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성격이 서로 다르다 보니 같이 맞서는 일이 많아 다툼으로 이어졌고, 협의하여 별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지금 아내와 아이는 처가에 가 있습니다. 가끔씩 전화통화를 하면 서로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곤 합니다. 어떻게든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가슴이 답답합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부관계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부인과의 갈등으로 인해 별거중이시라면 새해의 밝은 햇살도 그리 큰 의미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많이 힘들고 답답하시겠군요.

결혼이란 제도로 편입되면서 부부로 산다는 것은 자신을 상대에게 맞추어가며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서로의 다른 성격이 매력으로 느껴져 선택을 한다면 그 후에는 그 '다른' 점으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생채기를 내는 것은 혹시 아닐까요? 주변을 돌아보면 같은 성격의 부부보다는 오히려 서로 상반된 성향의 부부들을 쉽게 만날 수 있지요.

한쪽이 급한 성격이면 다른 일방은 느긋한 부부도 있고, 외향적인 성격과 내성적인 두 사람이 부부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부부로 살며 처음에는 서로에게 익숙해 가는 과정을 거쳤을 것이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많은 부부들이 서로에게 익숙하기 위해 담금질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난 것이기 때문에 부부 사이의 갈등은 충분히 예상되었고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다만 서로의 입장차이가 시각차이로 이어져 갈등의 조절방법이나 해결방법이 서툴러 오늘의 결과를 초래한 것은 아닐까요.

갈등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외면했거나 혹은 미봉책에 그침으로써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본인은 그대로 인 채 배우자의 변화만을 요구하진 않았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합니다.

님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미루지 마세요. 부부관계의 회복을 원한다면 배우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는 자세가 가장 우선입니다. 그래서 더 많이 이해하고 먼저 변한다면 배우자도 님을 이해하려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리라 여겨집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부부간의 '별거'가 관계개선효과보다는 관계악화를 초래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지금의 별거가 화해의 기회가 되든지 아니면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하게 될지는 이제부터의 서로의 노력에 따라 결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는 바람의 방향을 바꾸려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보다 바람을 탈 수 있게 돛을 세우는 것이 현명한 것처럼 배우자의 성격을 바꿀 수 없다면 맞추어 가는 것도 지혜일 것입니다.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고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란 용서와 관용의 다른 이름이고, 원망과 미움을 승화시키는 능력입니다. 또 베푸는 만큼 돌려받는 것이랍니다. 지금의 위기가 '부부 리모델링'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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