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말경 작은아들이 서울에 취직한 기념으로 가게에다 컴퓨터를 한 대 보내왔다. 언젠가 지나가는 말로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컴맹이라는 것이 부끄럽더라고 말한 것을 아들이 잊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다. 가게 일을 마치고 집에 가면 잠만 자고 나오기 바쁘니 짬을 내어 컴퓨터를 배우라고 가게로 컴퓨터를 보낸 것이었다.
가까이 있는 큰아들이 인터넷을 신청하고, TV도 연결하고 여러 가지로 챙겨주며 제일 먼저 남편에게 가르쳐준 것이 한게임 고스톱, 바둑이었다.
나는 동사무소에서 한 달 가까이 이메일 보내기, 글 쓰기, 검색하기 등을 배워 지금은 동창회에 들어가 글도 올리고 댓글도 달고 나름대로 인터넷의 재미를 느끼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남편은 오로지 오락에만 빠져있다. 언제부턴가 작은아들과 인터넷으로 바둑을 두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밤 새우기가 일쑤다. 그러다 보면 자연 아침에는 지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또 밤이면 게임이 시작된다. 그러기를 몇 개월, 나름대로 달래도 보고 화도 내봤지만 소용이 없어 할 수 없이 남편 몰래 ID를 바꾸어 버렸다.
남편에게 나는 "당신이 너무 열심히 해서 게임이 다운이 안 되네요. 조금 쉬어가며 하시지요."했더니 뭔가 미심쩍어하더니 그 다음부터는 로그인할 때마다 나를 부른다.
또 며칠 후 ID를 바꾼다. 그러니 조금은 귀찮아도 자제가 되는 듯하다. 남편이 왕초보니까 ID를 살짝 바꾸는 것이 가능하지, 컴퓨터를 잘 아는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여종희(대구시 남구 대명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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