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자유시간은 곧 게임시간?

학교 가는 날이면 겨우 등교시간 맞춰 밥 한 술 뜨고 등교하던 아들 녀석이 방학 몇 주 뒤부터는 일찍 일어나 내 눈치만 살피더니 어느 날, 방학계획표를 수정해야겠다고 한다.

잔소리하지 않으면 정말 자신이 할 일 척척 해놓고 말 잘 듣겠다는 간곡한 당부에 승낙을 하고 방학계획표를 보니 '아침 7시에 자유시간, 잠자기 전에 자유시간' 이렇게 수정되어 있었다.

눈으로 보기엔 별 탈 없어 보이기에 실천만 잘하라고 부추겨주고 난 다음날 아침, 아들은 어김없이 7시에 기상, 바로 컴퓨터를 켜고 앉아 수정한 계획표를 실천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일주일째 아침저녁으로 컴퓨터를 하고 앉았기에 들여다보니 게임이었다.

겨울방학 대축제2탄 '액션쾌감' '던전 앤 파이터' 라는 게임인데 인기가 너무 좋아 낮에는 접속이 안 될 정도라고 하며 아침저녁에 게임을 하고 앉아있다.

보고 있자니 속이 터지지만 '아침 7시에 자유시간, 잠자기 전에 자유시간'을 포함해 지금까지는 모든 걸 계획표대로 잘하고 있기에 잔소리도 못하고 방학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누가 우리 아들 컴퓨터 오락 말릴 방법 있음 좀 말해줘요.

이동연(대구시 북구 복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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