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도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지난 연말 경북의 주요 기초단체장 재선거를 놓고 한나라당 원죄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치러진 경북의 영천시장과 청도군수, 청송군수 재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청송을 제외한 영천시장과 청도군수의 경우 후보를 내지 않았다.
당시 재선거 전 상당수 영천시민과 청도군민은 민심 분열과 불탈법을 막기 위해 한나라당이 공천자를 내야 한다는 여론을 지역구 국회의원과 당에 전달했다.
하지만 영천시장 재선거의 경우 끝내 지역 국회의원의 반대로 공천자를 내지 않았고, 청도군수는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공천자를 냈다가 지역구 국회의원의 이의제기로 결국 중앙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자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청도군수 선거 등은 후보간 상호비방, 금품수수 등 각종 불탈법선거로 얼룩졌다.
청도군수 재선거의 경우 선거 뒤 정한태 청도군수 측 선거운동원 2명이 자살했고, 무려 16명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와 청도의 민심을 극도로 얼어붙게 했다. 정 청도군수 역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21일쯤 구속영장이 신청될 예정이어서 청도는 군수를 또 다시 뽑아야 할 처지다. 이럴 경우 청도군수 재선거는 불과 2년만에 3번 연속하게 된다.
역대 시장 3명의 연속 중도하차로 민심 이반이 컸던 영천도 한나라당의 무공천으로 인한 무소속 후보간 과열 경쟁으로 선거 당시의 앙금이 쉽게 아물지 않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한나라당이 비리 지역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방침을 내세워 영천시장과 청도군수 재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실상은 공천자를 낼 경우 대선 득표에 불리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며 "당리당략에 지역 주민들만 희생된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나라당이 공천자를 낸 청송군수 재선거는 후보간 비방과 불탈법없이 조용하게 치러졌다는 당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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