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관덕정순교기념관이 21일 이윤일 요한 성인 축일을 맞아 순교 생활사를 재현한 닥종이인형 상설전시실을 개관, 지역의 신앙 및 역사·문화 공간으로서 새롭게 태어났다.
관덕정은 경상감영의 연병장이자 사형장으로 쓰였던 장소. 이곳에서 천주교 박해시절 이윤일 요한 성인(천주교 대구대교구 제2주보)을 포함한 21명이 순교를 했다. 이에 따라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한국천주교회 창설 200주년을 맞아 1991년 1월 20일 관덕정 경당 축복 및 이윤일 성인 유해 이전 봉안식을 열었고, 같은 해 5월 31일 대구관덕정순교기념관을 개관했다.
3년 4개월간의 작업 끝에 81점의 닥종이인형으로 재현된 순교 생활사는 당시 순교자들의 삶과 신앙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청송 노래산 부활 첨례' '포졸들에게 체포돼 세 살배기 아들을 등에 업고 머루산 아래로 끌려가는 장면' '옥중에서도 신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는 김종한 순교자' '문초를 당하는 박사의 박보록 김사건 김세박 안군신 순교자' '망나니와 포졸들에게 희롱당하면서도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은 순교 직전의 모습' '나무로 그릇을 만들고, 옥중에서 엮은 짚신을 장터에 내다팔아 뒷바라지하는 순교자의 아내 조예가'….
마치 당시 순교 현장을 생생히 보는 듯 꾸민 7마당 전시실은 천주교 신자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조차 과거 우리지역에서 벌어졌던 가혹한 탄압과 이에 굴하지 않은 순교의 역사 현장 앞에 숙연해 진다.
서준홍 관덕정순교기념관장 신부는 "순교 생활사 인형은 원래 대구가톨릭대 구본식 신부의 주도로 제작에 들어갔으나, 대학보다는 순교기념관에 전시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관덕정에 상설전시하게 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신앙의 공간인 관덕정이 비신자인 시민들에게도 역사·문화 공간으로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사진·권정호 매일신문 전 사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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