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택시 보문이 할증이라니…"

도심 확장에도 수년째 기점 그대로…관광객들 불만 고조

경주의 도심지가 확장되는데도 불구하고 택시요금 할증지역은 수년 전 그대로를 유지,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요금체계가 승객인 소비자보다 공급자인 업체 중심으로 만들어진 데 따른 것이다. 경주의 택시요금은 시내 동부동 경찰서 앞을 기점으로 해 반경 4㎞를 지나면 할증요금이 부과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동쪽은 용강동 주공아파트, 서쪽은 월성동 사천왕사지, 보문단지는 보문동 숲머리 마을 입구, 최근 도시가 팽창하고 있는 충효동은 충효저수지, 현곡은 나원1리까지다.

문제는 이 기준이 수년 전 만들어져 현재 도심이 확장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데 있다.

실제로 앞으로 들어설 신경주역사 중간에 위치한 충효동 경주대학교 경우 학교 바로 앞 500m 지점을 두고부터 할증이 붙고 있고, 연간 수백여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보문단지도 시내 어디에서 타든 할증요금 구간이다.

또 수천여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신주거단지로 부상한 현곡 지역 경우 일부는 일반요금, 일부는 할증 구간이어서 승객과 운전사들 간에 늘 시빗거리가 되고 있다.

주말 경주 보문단지를 찾은 서울의 김채정(51) 씨는 "저녁에 친구들과 시내로 나가기 위해 택시를 탔더니 할증요금이 부과돼 9천 원이 나오더라."면서 "보문단지 입구가 할증요금 기준 구간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경주 시가지와 보문단지가 소통되지 않고 다른 곳 같았다."고 했다.

경주와 달리 인근 포항은 읍면지역이라도 연일과 오천 등은 복합할증요금을 해제, 경주시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도심에서 벗어나는 거리를 할증요금 산정 기준으로 삼은 적이 있으나 도시가 팽창되면서 문제가 돼 지금은 거주요건과 인구 분포를 고려,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의 한 택시업체 관계자는 "경주처럼 기준에서 반경 4㎞를 넘으면 할증요금이 부과되는 획일제 경우 기준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의 기준지 선정이 공정한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주지역 경우 택시요금 할증료도 인근 포항이 50%를 부과하는 데에 비해 더 비싼 63%를 받고 있다.

경주 중앙상가의 한 시민은 "시가지 상권이 다 죽는다고 하면서 수백여만 명이 찾는 보문단지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대책은 내놓지 않고 할증요금을 부과, 경주에 대한 이미지만 흐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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