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민·지자체 '합심'…시골학교 살렸다

성주군 '내고장 학교 보내기'…특정 학교 쏠림 현상 사라져

지역 주민과 지자체가 합심해 특정학교에 몰리는 초등학교 신입생을 여러 학교로 나누는 분산 정책을 추진한 결과, 학생 부족에 허덕이던 시골 학교들이 회생의 기지개를 켜게 됐다.

성주군교육청은 성주군 내 일부 초등학교 신입생들의 특정 학교 위장전입을 막고 원래 학구(學區) 초등학교로 입학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16일 '내 고장 학교보내기 성주군 협의회'를 발족했다.

군수, 교육장, 학부모대표, 읍·면장까지 참여해 이 같은 협의회를 구성하게 된 데는 초등학교 신입생들의 성주초교 집중현상이 심각해 성주군 내 다른 학교들의 학생 부족 현상을 부채질하는 절박한 속사정 때문이다.

성주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성주군과 합동으로 성주군내 15개 초교들에 대한 위장전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성주초교 경우 전체 재학생 948명 가운데 324명이 실거주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다른 위장전입생들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인근의 성주중앙초교 재학생 수가 원래 학구 학생 수에서 199명이 모자란 330명에 머문 것을 비롯해 선남, 가천, 대가, 벽진, 월항 등 성주초교를 제외한 대다수 학교가 제 고장 학생들을 다 받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정무영 교육청 총무담당은 "성주초교 역사(101년)가 오래되고 성주읍에 있어 사설 학원 통학이 편리한 등 여러 이점이 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며 "이렇다 보니 성주초교는 몰려드는 학생 때문에 교실이 부족하고, 다른 학교는 학생이 모자라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학교 간 불균형은 성주교육청·군, 지역주민들이 합심해 지난 2월부터 내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을 펼친 결과 뚜렷한 해소 기미를 보이고 있다.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성주초교 입학 예정자는 112명으로 지난해 171명에 비해 59명이 줄어든 반면, 성주중앙초교는 지난해 31명에서 51명으로, 가천초교는 9명에서 16명으로, 벽진초교가 15명에서 21명으로 늘어나는 등 성주군내 상당수 소규모 학교의 신입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교육청 측은 "이 같은 성과는 지난해 11월부터 각 읍·면에서 취학 예정 아동과 재학생들의 실거주지와 주민등록 주소지를 대조·실사하는 작업을 강도 높게 진행한 결과"라며 "'내 고장 학교 보내기 협의회'가 결성된 만큼 학교들 간의 균형 발전 분위기가 더 잘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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