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맛지도' 엉터리표기에 시민들 '떨떠름'

맛집 순회가 취미인 이상호(36) 씨는 대구시에서 펴낸 '대구맛지도'를 살펴보다 한참을 어이없어 했다. '맛지도'에 표기된 관광지나 시설의 명칭이 엉망진창이었던 것. 특히 '신승겸 장군 유적지'나 '광창교', '도천교' 등에는 아예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이 씨는 "5, 6년 전에 만들어진 오래된 지도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관광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맛지도가 오히려 관광객들에게 욕을 먹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최근 지역의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연계해 펴낸 '대구맛지도' 곳곳에서 틀린 곳이 많아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주요 관광지나 시설물의 명칭이 틀리거나 빠진 것은 물론, 지금은 사라진 건물이나 시설이 그대로 표기돼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

이달 초 시가 제작, 각 구·군 민원실과 호텔, 관광안내소 등에 배부한 '대구맛지도'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식품진흥기금에서 1천만 원을 지원받아 제작한 지도 5천 부는 불과 1주일 만에 동이 났다. '대구맛지도'는 대구의 관광지 12곳과 주변의 맛집 60곳을 손님 접대하기 좋은 집, 면 요리 잘하는 집, 술 마시기 좋은 집, 별난 집 별난 맛집, 줄서서 기다리는 집 등 테마별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맛지도를 살펴본 시민들은 전면의 입체 지도에서 적지 않은 오기를 지적하고 있다. 실제 대구생활정보시스템(대구GIS)에서 제공하는 웹 지도와 비교한 결과, ▷공공시설물의 명칭이 빠졌거나 아예 표시가 돼 있지 않은 경우 ▷관광지나 건물의 명칭을 잘못 적었거나 옛 이름을 표기한 경우 ▷이미 다른 곳으로 이전했거나 변경된 건물을 그대로 표시한 경우 등 잘못이 26곳이나 됐다.

'강창교'와 '도청교'가 각각 '광창교'와 '도천교'로 적혀 있고, '신숭겸 장군 유적지'를 '신승겸 장군 유적지'로 표시해 놓았다. 구마고속국도의 노선번호는 '451'이지만 '45'로 적어놨고, 신대구부산고속국도와 도동IC는 아예 표기조차 돼 있지 않았다. 이설이 끝난 대구선도 K-2 비행장 인입선 등이 남아있는 옛 노선이었고, 달성군청과 삼성상용차 부지, KBS대구총국은 옮기기 이전 자리에 표기돼 있었다. 또 특급인 인터불고 호텔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영남제1관문', '허브힐즈', '스파밸리' 등은 아예 표시조차 없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지도 제작은 지역의 모 광고·출판업체가 담당했으며 맛집 선정에 집중하다 보니 감수 과정에서 오기가 미처 발견되지 못한 것 같다."며 "이달 중으로 주요 숙박업소를 보완한 5천 부를 추가로 제작할 계획이며 새 지도에는 이 같은 오류를 수정, 보완하겠다."고 해명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