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재단 설립가시화] (하)대구시의 청사진

대구시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설립자산 194억 원(유니버시아드대회 잔여재산 150억 원·문화예술진흥기금 44억 원) 규모의 대구문화재단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기금목표는 660억 원. 설립자산 194억 원 가운데 올해 운영자금 9억 원을 제외한 185억 원을 적립하고, 앞으로 세울 대구문화창작교류센터 현물출연 475억 원을 합한 금액이다.

시에서 생각하고 있는 대구문화재단의 주요사업 내용은 ▷문화예술의 창작·보급 및 문화예술활동 지원 ▷문화유산의 보존 및 육성사업 ▷문화예술교육 및 연구사업 ▷국내·외 문화예술교류사업 등이다. 다른 지자체와 별로 다르지 않는 내용들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적잖은 의문이 생긴다. 기금목표 660억 원 중 475억 원이 대구문화창작교류센터 현물출자이고, 실제 쓸 수 있는 기금은 185억 원에 불과하다. 현재의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기금 수익금으로는 대구문화재단 직원들의 인건비와 기본 운영비조차 감당하기 힘들어 보인다. 건물임대료 등 수익사업으로 추가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시로부터 별도의 예산지원 없이 대구문화재단이 대구시에서 구상하는 주요사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기초예술공모사업, 문화예술진흥기금지원사업,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문화마당과 같이 문화예술의 창작·보급·지원 및 도시문화환경 개선사업뿐만 아니라, 컬러풀대구페스티벌과 국제호러공연예술제 등 지역 대표축제의 육성지원도 대구문화재단에 맡길 방침이다.

이에 대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컬러풀대구페스티벌 등을 대구문화재단에서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에서 구상하는 대구문화재단의 조직은 이사장(이사회 추천 시장 임명), 대표이사(공모로 시장 임명)와 상근직 10명(설립단계 6명) 정도의 사무처로 구성된다.

물론 각종 개방형 전문위원회를 활용한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인력으로 대구문화창작교류센터를 운영하면서 시로부터 위탁받은 문화예술 진흥사업을 지원하고, 이에 덧붙여 대구의 대표적인 그것도 '국제축제'라는 이름이 붙은 행사를 맡아 한다는 것은 좀 과한 욕심이라는 비판적 의견이 있다.

이 때문에 자칫하면 대구문화재단의 주 역할이 대구문화창작교류센터 운영에 그칠 것이라는 성급한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왜, 대구문화재단이 필요한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다시 제기될 수 있다. 어쨌든 대구시가 구상하는 대구문화재단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대구문화창작교류센터' 운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대구문화창작교류센터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대구문화창작교류센터는 창의적인 젊은 예술가의 발굴·육성 및 문화예술 창작능력을 높이고 실험적 작품의 생산·보급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문화예술의 쌍방향 교류와 공동 창작공간 확보, 그리고 국제교류사업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건립될 예정이다.

2008년부터 3년간 475억 원(국비 156억 원·시비 319억 원)이 투입되며, 창작스튜디오, 실험극장, 전문도서관, 국제교류센터 등을 갖출 계획이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