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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준 '슛 펑펑' 26득점…오리온스 3연패 탈출

▲ 22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 안양 KT&G의 경기에서 오리온스의 숀 호킨스가 슛을 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22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 안양 KT&G의 경기에서 오리온스의 숀 호킨스가 슛을 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프로농구 2위인 안양 KT&G는 포인트가드 주희정을 앞세워 빠른 농구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팀이다. 외국인 선수 마퀸 챈들러(23.6점 9.4리바운드), TJ 커밍스(18.8점 6.3리바운드)도 안정감 있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김승현과 외국인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사태만 아니었다면 대구 오리온스가 올 시즌 보여주려던 모습인 셈.

22일 KT&G와의 대구 홈경기는 오리온스의 열세가 예상됐다. 리온 트리밍햄과 맞바꾼 카멜로 리가 다음 경기(2월2일)부터 출전이 가능한 데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낮아진 골밑을 지키던 주태수가 경기 전 자신이 인천 전자랜드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

김상식 감독대행은 맞불 작전을 펴기로 했다. 높이에서 뒤져 속도전을 펼쳐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선수들에게 빠른 공격 전개, 적극적인 외곽 공격을 지시했다. 또 경기 전에 마지막으로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된 주태수를 따로 불러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다. 일단 오늘 최선을 다하자."고 달랬다.

이날 김 감독대행의 작전은 제대로 맞아 떨어져 오리온스는 KT&G를 86대78로 누르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오용준(26점·3점슛 5개)은 폭발적인 외곽포로 승리를 이끌었고 주태수(16점)의 지원 사격도 돋보였다. 숀 호킨스(29점 16리바운드)의 활약도 빛났다.

1쿼터부터 오리온스의 슛이 잇따라 터졌다. 오용준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12점을 쏟아 부으며 오리온스의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2쿼터에는 호킨스의 슛이 폭발했다. 호킨스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15점을 몰아넣었고 오용준이 5점으로 뒤를 받쳤다. 덕분에 오리온스는 전반전에 49대38로 앞설 수 있었다.

호킨스의 슛은 3쿼터에도 계속 림에 꽂혔고 오용준이 1득점에 그치자 주태수가 나섰다. 주태수(8점)는 몸을 사리지 않고 챈들러를 수비하면서도 골밑을 적극적으로 파고 들었다. 68대55로 앞서며 3쿼터를 끝내 3연패 탈출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KT&G의 저력은 무서웠다. 4쿼터 중반 커밍스의 골밑 공격에 이어 주희정이 장거리 3점포 3방을 잇따라 터뜨리면서 한 때 16점 차 벌어진 점수 차를 순식간에 1점 차로 좁혔고 챈들러의 3점슛으로 경기 종료 3분11초 전 기어이 74대76으로 역전에 성공한 것.

늘 그랬던 것처럼 마무리에 실패하나 싶던 순간, 오용준이 다시 나섰다. 3쿼터에 1점만 넣은 뒤 침묵하던 오용준은 77대78로 뒤져 있던 경기 종료 1분37초 전 천금같은 3점슛을 터뜨려 80대78로 승부를 뒤집어놓았고 20여초 뒤 다시 3점슛을 작렬,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주전 슈터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올 시즌 평균 6.4점에 그치며 극도로 부진했지만 이날 모습은 고려대 재학 시절인 2001년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 51점을 몰아칠 때를 연상시켰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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