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자체 금고 유치실패 때문?…농협간부들 대거 '좌천'

농협 경북지역본부가 3급 이상 고위직에 대한 사상 최대규모의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일부 시·군 농협지부의 경우 자치단체 금고 유치 실패에 따라 간부들이 '좌천성' 인사조치로 대거 자리를 옮기는 등 후폭풍에 휘말렸다.

지난해 11월 경산시 금고 일반회계 선정에서 대구은행에 뒤진 농협 경산시지부의 경우 대기발령을 받았던 김모 지부장이 대구지점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또 박모 부지부장이 울진군지부로, 권모 통괄팀장이 문경시지부로, 강모 팀장이 영양군지부로, 백모 팀장이 포항시지부로 발령이 나는 등 1, 2, 3급 간부 8명이 전보조치됐다.

이는 경산시 제1금고를 '수성'(守城)하지 못한 데 따른 문책성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이들 시지부 간부들은 지난해 전국 농협의 A5 그룹 영업실적 평가에서 2등을 하고도 제1금고를 지키지 못한 데 따른 인사조치에 대해 가혹하다는 평가를 하면서도 드러내 놓고 불만을 토로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 성주군지부도 문모 성주군지부장(1급)이 서울지점장 요원으로 발령난 것을 비롯해 부지부장 차장 등 3급 이상 간부 5명이 모두 자리를 옮겼다. 3급 이상 간부 모두가 전보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중 정년을 1년 앞둔 간부도 자리를 옮긴 실정이다.

이는 지난해 군 금고 지정과 관련한 문책성 인사라는 지적이 많다. 그동안 일반·특별회계 모두를 농협 성주군지부에서 맡아 관리했으나, 올해부터 1천700억 원 규모의 일반회계는 농협이 맡았지만, 150억 규모인 특별회계 경우 상수도 특별회계 등 6개는 농협이, 취수사업 특별회계 등 3개 특별회계는 대구은행으로 이전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시·군 금고 유치가 매우 중요한 현안이지만 관련 직원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시·군 금고 일부를 타 금융기관에 빼앗겼다고 군 지부장과 모든 간부를 인사조치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성주·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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