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등급제 폐지로 2009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능의 비중이 높아지는 반면 내신과 논술의 영향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지방의 중소 도시 고교에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직인수위가 수능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제공하는 한편 수능과 내신 반영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함에 따라 2009학년도 입시에서는 수시모집 일부 전형을 제외하면 내신이 사실상 무력해질 전망이다. 때문에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와 비평준화지역 상위권 고교 등은 크게 유리하지만 그동안 내신의 이점을 적극 활용해 진학률을 높여왔던 지방 고교들에는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채동식 점촌고 교사는 "일부 명문고를 제외하면 지방 고교들은 대부분 내신에 중점을 두고 수시모집 위주로 입시전략을 세워왔는데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국어,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한 수능 대비 부담이 만만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수 김천 한일여고 연구부장 교사는 "2008학년도 수시모집에 서울대 2명, 연세대 1명을 비롯해 100여 명이 진학했는데 앞으로는 이런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비중 확대로 논술고사 실시 대학이 줄어드는 점도 지방 학생들의 상위권 대학 진학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규 경북도 교육청 논술담당 장학사는 "경북에서는 지난해 일반계 고교생의 5%가량인 1천775명(88개교)이 학교에서 논술 지도를 받았는데 이번 발표로 500여 명 정도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포항고 등 논술 준비 학생이 많은 10개 고교에 학교당 300만 원을 논술 교육비로 지원하는 한편 포항, 경주, 구미, 안동 등 4개 권역에 거점 학교를 지정해 인접 고교 학생들을 모아 논술 지도를 할 계획이다.
대구 역시 논술반 구성조차 어려운 학교가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한 고교 교사는 "겨울방학 논술반을 인문· 자연 한 반씩 겨우 모았는데 서강대 등이 논술고사를 폐지한다고 해 벌써부터 수업이 썰렁해지고 있다."며 "지역간, 고교간 격차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주호 대통령직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 간사는 "내신과 논술 반영 방법이 바뀐다고 해도 대학들이 다양한 전형을 통해 지방 고교생들을 배려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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