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하나로 내시경 검사를 한다? 국내에 캡슐내시경 검사를 도입하는 의료기관들이 늘고 있다. 캡슐내시경은 환자가 알약처럼 캡슐을 꿀꺽 삼키면 캡슐이 몸의 내부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든 기구를 말한다. 캡슐내시경 검사는 어떤 방법으로 이뤄지고, 어떤 경우에 이용하면 좋을까?
◆캡슐내시경이란?
캡슐내시경은 두께 11㎜, 길이 26㎜, 무게 4g 정도로 조금 큰 비타민제 크기만 하다. 캡슐내시경이 몸속으로 들어가면 입에서부터 직장까지 음식물이 이동하는 경로를 따라 내려가면서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을 촬영한다. 캡슐내시경이 찍은 영상은 1초에 2장씩 환자의 허리에 장착한 수신기(데이터 레코더)로 전송된다. 수신기는 8시간 동안 평균 5만 장 이상의 사진을 받는다. 사진 촬영이 끝나면 수신기의 정보를 컴퓨터로 옮겨 저장한 뒤 소화기내과 의사가 모니터로 이 사진들을 보면서 판독한다.
◆소장 검사에 탁월
우리 몸의 소장은 6~8m정도로 길이가 길고 위치상으로도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으로 접근하기가 어려운 장기이다. 캡슐내시경은 소장질환의 진단에 새로운 검사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예를 들면 만성 빈혈 등 원인 모를 위나 장의 출혈, 원인을 모르는 만성복통이나 설사, 소장의 종양, 염증성 장 질환(크론병), 흡수장애, 약제 유발성 소장 점막 손상 등 이전의 검사 방법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곤란했던 소장 질환의 진단에 이용되고 있으며 활용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캡슐내시경에 관한 오해 및 진실
▷캡슐내시경 하나로만 내시경 검사 끝?=고통스럽지 않은 캡슐내시경을 통해 위나 장에 관한 모든 검사를 손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캡슐내시경은 외부에서 의사가 직접 조절해 검사를 하지 못하고 단지 소화관의 연동운동에만 의지해 캡슐이 내려가면서 사진을 찍으므로 위, 대장 등 넓은 부위는 완벽하게 검사할 수 없다. 따라서 위나 대장을 검사하려면 기존의 위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따로 받아야 한다.
▷캡슐내시경을 먹고 입원하나?=캡슐내시경 검사를 위해 입원할 필요는 없다. 수신기를 차고 캡슐을 삼킨 뒤 평소대로 그대로 생활할 수 있다. 캡슐내시경에는 초소형 카메라와 배터리, 그리고 송신장치가 내장돼 있어서 찍은 사진을 즉시 무선으로 수신기에 보내준다. 8시간 뒤 병원에 가서 수신기를 벗으면 되고 캡슐은 대변을 볼 때 배출한다. 캡슐내시경을 회수하거나 재활용하지는 않는다. 만약 오전 9시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시작했다면 집에 가거나 볼일을 본 뒤 오후 5시에 병원에 가서 수신기를 떼면 된다.
▷캡슐내시경은 100% 안전하다?=알약처럼 삼키기만 하면 아무런 고통 없이 우리 몸속을 사진 찍어 주는 캡슐내시경도 1% 정도 부작용이 있다. 위나 장의 운동이 많이 떨어진 환자의 경우 8시간 동안 캡슐내시경이 위장 안에만 머물게 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소장의 사진을 전혀 찍을 수 없어 원하던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이 같은 문제점이 예상될 경우에는 캡슐내시경을 기존의 위내시경을 통해 소장 안으로 넣은 뒤 검사를 시작하기도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어떠한 질환으로 소장이 막히거나 좁아진 환자의 경우 캡슐내시경이 그 부위에 걸려서 배출되지 못할 수 있다는 것. 이 경우에는 수술적인 방법으로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소장이 막히거나 좁아진 질환 자체를 찾아내는 것이 검사의 목적이며 그 치료가 수술인 경우가 많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김은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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