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이 들춰낸 정한태 청도군수의 돈 선거 내막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다. 돈을 뿌린 수법이나 살포 규모는 추악한 부정선거의 전형이다. 막걸리와 고무신이 오가던 1960년대 선거 행태를 빼닮았다.
경찰에 따르면 정 군수는 읍'면'동 별로 불법 사조직 700여 명을 박아놓고 모두 6억 3천400여만 원을 뿌려댔다. 법정한도액 1억 800만 원의 6배에 이르는 규모다. 그렇게 해서 돈을 받은 주민이 5천700여 명에 달한다니 기절초풍할 노릇이다. 자신이 얻은 1만 14표의 절반 이상을 돈으로 샀다는 얘기다. 그래 놓고 정 군수는 달랑 9천만 원을 썼다고 선관위에 신고했다.
하수인들은 정 군수가 운영하는 온천호텔의 객실과 주차장, 비닐하우스, 주택가 골목길 심지어 감나무 밭에까지 찾아가 주민들에게 돈을 건넸다. 정 군수가 운영하는 온천호텔 전무 윤모 씨가 구속된 자금관리책과 기획홍보담당자를 통해 돈을 내려보내고 이들은 읍'면책 →구책 →동책 →유권자 순으로 돈이 흘러갔다. 가구당 1표에 5만 원씩, 2표 이상 가구엔 10만 원씩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동책에 20만 원, 구책에 50만 원, 읍'면책에 100만 원씩 활동비가 주어졌다. 정 군수는 선거 5달 전부터 이런 식 선거운동을 계획했다고 하니 처음부터 돈 선거를 작정하고 달려든 것이다.
청도군은 이번 재선거로 군민 2명이 자살하고 18명이 구속됐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사법처리를 받아야 할지 불안해하고 있다. 또한 인구 4만 6천 명에 재정자립도 14%, 연간 재산세 수입이 9억 원인 청도군이 다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재선거를 치러야 할 판이다. 선거 한번 하는 데 7~8억 원이 든다고 한다. 정신나간 정치꾼 하나가 조용한 시골 군을 완전 망쳐놓은 것이다. 그런 사람이 오늘 영장실질심사를 신청해놓고 억울하다는 소리를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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