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성공단 업체 72% 설 연휴 5일 쉰다

정기상여금 지급 68% 그쳐…지난해 추석 81%

대구 달성산업공단 한 금속업체에 근무하는 근로자 A씨(36)는 설을 지낼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지난해보다 물가도 크게 오른데다 연휴까지 길어져 만만찮은 돈이 들 것 같지만 상여금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 A씨는 "물가도 크게 오르고 돈 들어갈 곳이 적지 않지만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설명에 할 말을 잃었다."며 "설 명절이 빨리 지나가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상여금 봉투가 얇아지고 임금 체불 사업장 수가 늘어나 이번 설을 맞는 지역 근로자들의 마음이 무거울 것 같다.

달성산업단지 관리공단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270개 업체 가운데 72%인 195개 업체가 토·일요일을 포함, 5일 휴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4일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68곳, 6, 7일간 쉬는 업체도 3곳이나 됐다.

반면 상여금은 크게 줄었다. 270개 업체 가운데 68%인 183곳이 정기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지난해 추석에 217개 업체(81%)가 정기상여금을 지급한 데 비해 13%p나 떨어진 것. 귀향 여비를 지급한 업체도 지난해 추석 31개 업체(11.6%)에서 24개 업체(9%)로 줄었다. 상여금 액수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추석에는 158개 업체에서 정기상여금 80~100%를 지급했지만 이번 설의 경우 지난해 추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9개 업체(26%)만이 80~100%를 지급하기로 한 것. 30~50%를 지급하는 업체는 지난해 추석 59곳에서 91곳(34%)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데다 연봉제 확산으로 명절 상여금을 지급하는 업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 달성산업단지 관리공단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황이 계속되면서 업체들의 상여금 지급 여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연봉제를 도입한 업체가 60% 가까이 되면서 상여금 지급 규정도 사라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임금 체불도 여전히 우려되고 있다. 연간 매출 100억 원 이상 대형사업장의 부도가 없어 임금 체불액과 체불근로자 수는 줄었지만 체불 사업장 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 대구노동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임금 체불 근로자 수는 지난해 말 현재 1만 7천186명으로, 2006년 3만 2천439명에 비해 52.9%가 줄었다. 체불액도 2006년 1천320억 원에 비해 다소 줄어든 1천17억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체불액이 989억 원이었던 2005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 특히 임금 체불 사업장 수는 8천388곳에서 8천396곳으로 늘어나 도산하는 영세업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설 명절을 맞아 체불임금에 따른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임금을 받지 못했을 경우 관할 노동관서를 찾아 체당금이나 생계비 대부제도 등 구제 지원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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