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조선의 기적' 이룬 세종의 리더쉽

"단 한명의 백성도 하늘처럼 받들어라"

세종처럼/박현모 지음/미다스북스 펴냄

우리는 누구나 세종대왕과 함께 있다. 호주머니에 1만 원 권 지폐 하나 정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말이다.

세종대왕처럼 유명한 이도 드물다. 그러나 정작 세종만큼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정치가도 없을 것이다. 훈민정음 창제, 과학기술 발전, 4군 6진 개척 등 뛰어난 업적에만 눈을 돌렸지, 그가 가진 인간적인 면모와 지도력에 대한 연구는 드문 편이다.

이 책은 '단 한명의 백성도 하늘처럼 받들어라'라는 세종의 소통과 헌신의 리더십을 그리고 있다. 총 163권, 154책으로 구성된 '세종실록'을 입체적으로 통찰해 그의 리더십을 현대 경영법에 접목시켰다.

세종은 서울 토박이 셋째 아들로 조선 건국 후 세대이며 어려서 총명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여 취미가 공부이며 생각하는 속도가 빠른 사람이었다고 한다. 또한 고기가 없으면 수라를 들지 않을 정도로 육식 체질이었으며, 하루에 네 끼를 먹을 정도로 식성이 좋았으며 비만형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한번 마시면 끝장을 보는 양녕대군이나 한 모금도 못하는 효령대군과 달리 술을 적당히 마시고 그칠 줄을 알았으며, 효성이 지극하여 언사에 권위와 의젓함이 있어 외국 사신들의 존중을 받았다고 한다.

23년간 왕위에 있으면서 세종의 고민이자 화두는 "이것이 오직 백성을 위해 필요하고 쓸모 있는 것이냐?"였다. 그것이 15세기 조선의 기적을 이룬 리더 세종의 요체였다.

이 책은 세종의 세 가지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첫 번째는 소통의 관점이다. 부왕(父王) 태종으로부터 왕위를 계승한 이후 세종의 즉위 첫 마디가 "의논하는 정치를 하겠노라!"였다. 인재의 선발부터 법과 제도의 혁신은 물론 영토개척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사안에까지 신하들과의 열린 대화와 토론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했다.

세종시대에 이뤄진 모든 위대한 업적은 세종이 소통의 지도자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째는 헌신의 관점이다. 세종은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할 정도로 질병에 시달렸다. 가장 큰 원인은 과로였다. 세종은 하루 서너 시간밖에 자지 않을 정도로 나라 일에 매달렸다. "백성의 하늘은 밥이다. 단 한 명의 백성이라도 하늘처럼 섬기고 받들어라!"는 언명은 세종식 정치와 경영의 시작이자 끝이요 핵심이었다.

세 번째가 모두가 반대하더라도 끝까지 설득하고 이끌어서 추진하는 리더십의 관점이다.

이 책은 총 4부 25장으로 구성돼 있다. 마인드맵으로 읽는 세종 리더십을 시작으로 양녕 대신 충녕(세종)이 후계자가 되기까지의 난관과 극복과정, 세종의 성격과 취미, 여성관과 화법 등 인간 세종의 이모저모를 분석하고, 세종의 인재경영과 지식경영, 북방영토경영 등을 살폈다.

4부에는 '세종실록' 안에 있는 세종의 어록을 뽑고 지은이가 주해를 달았다. 지은이는 "'세종실록'에 있는 내용을 국민들에게 생중계한다는 마음으로 사료를 재구성했다."며 "이 책이 세종과 같은 위대한 지도자가 나오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고 프롤로그에 적고 있다. 496쪽. 2만 5천 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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