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00자 읽기] 마교사전 1·2

마교사전1·2/한소공 지음/심규호·유소영 옮김/민음사 펴냄

1968년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 호남성 멱라현이라는 산골마을에 하방되어 강제노동에 종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마교 사람들이 쓰는 사투리를 통해 언어와 권력의 관계, 그리고 언어 밑바탕에 깔린 인간 본연의 정신세계를 파고든다.

마교에는 여자 친족에 대한 호칭을 따로 두지 않고 남성의 호칭에 작다(小)를 붙여 구분한다. 이런 풍습을 통해 저자는 여성성을 억압받은 채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는 마교 여인들의 일상을 소개한다. '형계 참외'는 달고 맛있는 과일의 대명사인데, 형계는 1948년 억울하게 떼죽음을 당한 규권회원 50여 명이 묻힌 곳이다. 그곳은 총살이 있은 후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적이 끊어지고 황폐해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이 오히려 좋은 땅이 되어, 그곳에서 생산된 참외 역시 무척 달고 맛있어서 소문이 났다.

이 책은 소설임에도 '사전'이라는 형식을 빌려 마교에서 쓰는 115개 단어에 해설을 붙이고 그 속에 에피소드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독특하게 구성했다. 1, 2권 합 644쪽. 각권 1만 원.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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