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부지런한 생활패턴이 빚어놓은 당선인 비서실 측근들의 달라진 생활리듬 체험담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 홀리데이(No Holiday)'를 선언했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6일 출범 한 달을 맞아 하루 귀중한 첫 휴식을 갖게 됐지만 당선인의 비서실 직원들은 이날도 '노 홀리데이'여서 입이 툭 튀어나왔다. 국무총리, 각료 인선 검증작업은 물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 달 동안 비서실 직원들의 일과는 '기상 오전 5시~5시30분, 출근 6시~6시30분, 아침식사 겸 회의 7시~7시30분, 퇴근 오후 11~12시'의 강행군이었다. 아침 식사는 항상 김밥 또는 샌드위치였으나 익숙해졌으며 사적인 일과 외부통화는 삼가고 주중엔 술도 자제하는 등 '바른생활 사나이'로 변신으로 하고 있는 것.
반면 이로 인한 고충도 적잖다. 경선 때부터 가장 지근거리에 보좌한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한마디로 "죽겠다. 이 당선인은 철인!"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당선인과 거의 같은 생활리듬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가족을 포함한 사생활은 포기하다시피 했다."며 "보통 오전 1시에 잠들어 5시 조금 넘어 일어난다."고 털어놨다. 주 대변인은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는 모습이 여러차례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명박 당선인의 심중을 가장 잘 헤아릴 수 있는 사람 중의 하나로 꼽히는 박영준 비서실 총괄팀장도 남 못지않게 바쁜 사람이다. 박 팀장은 극비리에 외곽 인선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선인 집무실과 비밀장소를 오가며 5, 6일째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집앞에 항상 손님(?)들이 진을 치고 있어 갈 수도 없다.
그의 일과는 오전 1시가 넘어 잠들고 오전 5시50분이면 집무실 또는 어디론가 일하러 간다. 특히 당선 확정 직후인 지난달 20일 이 당선인에게 불려간 뒤 한 달여 동안 하루도 쉬지 못했다.
권택기 정무2팀장은 안국포럼 때부터 이 당선인과 호흡을 맞춰오면서 부지런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이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실수가 두려워진 것이다. 그는 "이젠 당선인 신분이기 때문에 일 중심으로 지적을 받지 않으려고 노심초사한다."며 "지금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진 당선인 공보특보도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기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조 특보는 김용갑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경남 밀양·창녕 지역구 출마도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두 배로 뛰며 집무실, 인수위 기자실 등을 오가고 있다.
박재홍 홍보팀 멤버는 당선인 비서실에 발탁된 이후 역시 '바른생활 사나이'로 변신했다. 출근시간이 2시간이나 앞당겨졌지만 부지런하게 일하고 있다. 오전 7시쯤 출근하면 오후11시까지 사적인 전화도 받지 않으며 지인들 만나는 것도 가능한 자제해 가정적인 남자(?)가 됐다. 처음엔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체질이 '아침형 인간'으로 바뀐 것도 큰 변화다.
이 당선인의 서울시장 시절부터 정치적 판단을 돕고 있는 이춘식 정무보좌역은 자신은 '아침 5시 기상, 7시 회의'에 익숙해졌지만 다른 직원들은 고통이 적잖다고 귀띔했다. 경북 포항 출신으로 외교보좌역을 맡고 있는 권종락 전 아일랜드 대사도 수면시간을 조정하는 등 힘이 들었다고 이 보좌역이 대신 전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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