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내야수 자리를 놓고 주전 경쟁이 뜨겁다. 1, 2. 3루와 유격수 자리 가운데 '부동의 유격수' 박진만을 빼고는 모두 유동적이다. KIA 내야수 손지환을 데려온 데다 제이콥 크루즈의 수비 포지션까지 감안하면 자리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진다. 그 와중에 삼성 타선의 미래로 꼽히던 조동찬(24)이 어느 자리에 정착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부진과 어깨 부상으로 인한 수술로 38경기에만 출전, 타율 0.189를 기록한 채 시즌을 접은 조동찬은 올 시즌 부활을 벼르고 있지만 주변 여건은 녹록치 않다. 김한수로부터 물려받았던 3루수 자리는 박석민(22)이 노리고 있는 데다 2루수로 옮기려면 신명철, 손지환과 경쟁해야 한다.
심정수(좌익수), 박한이(중견수)가 버티고 있어 외야로 나가려면 우익수 자리를 노려야 할 입장. 수비가 좋은 편이 아닌 우익수 제이콥 크루즈가 1루로 자리를 옮긴다면 채태인(25)의 입지가 좁아지겠지만 외야에는 빈틈이 생긴다. 이 때문에 삼성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갖춘 조동찬에게 전지훈련 기간 동안 외야 수비 연습까지 시킬 생각이다.
일단 삼성은 주전 3루수로 박석민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인상. 거포 자질을 갖췄고 수비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선동열 감독이 이미 "올 시즌 박석민을 전 경기에 출장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첫 시즌을 치른다는 점이 불안 요소지만 그가 부진해도 뒤에는 조동찬과 뛰어난 '멀티 내야수' 김재걸이 버티고 있다.
조동찬의 수비 보직을 미리 결정하지 않은 채 내·외야수 연습을 모두 시킨다지만 문제는 내·외야를 번갈아 드나든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 강한 땅볼 타구가 많은 내야와 뜬공을 자주 잡아야 하는 외야 수비의 차이는 크다. 내·외야 수비 연습을 병행하느라 방망이 솜씨를 갈고 닦아야 하는 시간이 줄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민해야 한다.
"당초 조동찬이 최소한 2할7~8푼대의 타율에 15개 내외의 홈런을 칠 것으로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실력이 빨리 늘지 않아 고민스럽다. 2008년이 조동찬에게는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삼성 관계자의 말처럼 삼성이 조동찬에게 바라는 것은 앞으로 '1번 타자' 또는 '중심 타선' 중 한 자리를 꿰차는 것이다.
조동찬의 공격력을 살리려면 내·외야를 오가게 하는 것보다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시키는 것이 나아 보인다. 박종호가 부상 중인 데다 지난해 주전 신명철이 조동찬 보다 공·수에서 우위라고 말하기 힘들고 새로 들어온 손지환은 수비가 약하기 때문. 삼성 코칭스태프가 어디에 조동찬의 자리를 마련할지에 따라 다른 포지션에 걸릴 이름도 대폭 달라질 상황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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