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승수 총리 발탁 배경과 역할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한승수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 발표를 시작으로 곧바로 대통령실(청와대 비서실) 각료 인선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때문에 당선인과 인수위 주변에서는 후보들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상태다.

◆왜 한승수인가=시대적 과제인 경제살리기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대한민국호(號)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한달여의 숙고 끝에 경제와 외교실력을 두루 갖춘 글로벌형, 멀티플레이어형 총리를 낙점한 것.

이 당선인이 개인적으로 특별한 인연이 없는데도 굳이 '한승수 카드'를 선택한 데는 측근들의 논공행상이나 학연, 지연 등을 떠나 철저히 성과와 능력 위주로 평가하는 그의 평소 실용정신이 그대로 배어있다는 분석이다.

이 당선인은 인선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없이 일 중심으로 총리를 인선하겠다" 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차원에서 검토했던 '박근혜 카드' 가 이달 중순께 물 건너 가면서 애초 마음에 뒀던 '대화합' 구상이 어렵게 되자 '일중심' 구상으로 전환했고, 그 적임자가 바로 한승수 총리 지명자라는 것.

결국 이 당선인이 개인적으로 특별한 인연이 없음에도 한 후보 카드를 뽑아든 것은 논공행상이나 친소, 연령, 지위를 떠나 일과 실적으로 평가하는 인사기준이 다시 한번 적용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상공부, 재정경제원, 외교통상부 장관 등 3개 장관을 거치면서 경제, 외교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회의원 등을 거치면서 정무적 경험도 갖춘 것이 고려 요인이었다는 전언이다. 여기에다 더욱이 강원도에 연세대 출신이라는 점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인척 관계라는 점은 지역 안배나, 당정 관계에서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장점들이 70대의 고령에다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지적을 상쇄했다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하지만 1980년 전두환 정부 당시 국보위에서 활동했다는 점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총리 지명자의 역할은=이런 가운데 새 정부의 총리는 이전 정부 총리와 확연히 다른 역할을 할 것으로보여 주목된다. 대통령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 총리 지명자는 '책임총리', '실세총리'로 불리며 사실상 내치를 담당했던 참여정부의 막강한 총리에 비해 위상은 다소 낮아지겠지만 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독자적 영역을 갖고 새로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즉, 내각의 조정업무 및 대통령 보좌라는 기본 역할 이외에 풍부한 외교경험을 바탕으로 러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을 상대로 한 자원외교를 진두지휘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을 대신해 전 세계 시장을 누비며 각종 세일즈 외교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당선인 자신도 이미 총리에게 '일정한 역할'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 당선인은 지난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나 총리는 각자 역할이 있고 총리는 앞으로 세계 시장에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해야 할 역할이많다"면서 "총리가 단순한 보조 역할이 아니라 총리 자체의 독자적인 업무를 갖고 국내외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 지명자는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총리 산하로 편재된 2명의 특임장관에 대한 지휘권도 갖는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한 총리 지명자는 다양한 국정경험과 함께 글로벌 리더로서의 경륜을 갖추고 있다"면서 "한 총리 지명자는 앞으로 시대적 과제인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물론 선진국 진입을 위해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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