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개발사업 잇단 집단민원…곳곳 잡음

대구 전체가 개발을 둘러싼 각종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동구 불로동 화훼단지, 달성군 유가·현풍면, 혁신도시 예정지인 동구 신용동 등 개발예정지 주민들은 보상비, 내부 갈등, 소음공해 등을 이유로 민원 제기, 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가 기업 하기 좋은 도시·산업단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팔공산~공항교 도로(2.01㎞)' 확장공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확장공사를 앞두고 일부(70곳 중 37곳) 비닐하우스를 뒤편으로 6m가량 이동하거나 없애야(7곳)해 영업 손실이 예상되지만, 대구시는 지장물이나 영업피해 보상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며 보상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주민 김대연 씨는 "2년 전 팔공IC 공사 때 일부 화훼단지 주민들이 보상을 받은 것보다 보상비가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엄연히 적법한 화훼단지가 불법 건축물로 오인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동촌농협의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1986년 대구시로부터 정식으로 '화훼단지 승인'을 받았고, 그린벨트구역 내 화훼단지 영업이 적법하다며 영업권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화훼단지 승인' 서류는 벌써 20년이 지나 자료 찾기가 힘들고 비닐하우스는 법상 건축물이 아니라 구조물"이라면서도 "농림부 등에 화훼단지 승인 여부를 파악해 정당한 보상비가 책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팔공산~공항교 도로' 확장 공사는 사업비 695억 원에 2007년 12월 착공, 2009년 12월에 완공될 예정이며, 지하차도 4차로, 지상 왕복 4차로로 바뀌게 된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면 부지 감정평가에 동의해야…"

대구시가 추진 중인 테크노폴리스 개발 예정지인 달성군 현풍·유가면 주민들이 자체 감정평가 비용 등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주민단체인 대구테크노폴리스 대책위원회가 쌀소득 등 보전금 수령에 필요한 실경작확인서를 빌미로 주민들에게 일괄적인 감정평가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했다. 주민 A씨는 "최근 대책위가 부지 감정평가에 대한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주민들에게 실경작확인서를 발부해주지 않고 감정평가 비용과 운영비로 소유 토지 3.3㎡당 100원씩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경작확인서는 농가들에게 지원하는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데 마을 이장은 실경작 주민들에게 도장 날인을 해줬다.

대책위는 주민 감정사를 선정하려면 주민 및 토지면적 50%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동의율이 절반에 못 미치자 이 같은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B씨도 "아직 대구시의 행정절차가 확정되지 않았는데 대책위가 왜 이런 방식으로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정부 보조금을 받아도 대책위에 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주민들을 위한 것이어서 협조를 요청했던 부분이 감정적으로 부풀려진 것"이라며 "운영비 얘기는 꺼낸 적도 없으며 동의서 제출을 강요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대책위는 부지의 지정고시 직후인 지난 2006년 12월 마을 이장 등 대표자들이 모여 구성했으며 일대 주민은 2천800여 명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중앙119구조대가 동구 공산동 팔공산 일대로 이전되는 것과 관련, 주민 간 대립이 심화되는 가운데(본지 22일자 1면 보도) 동구살리기운동본부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이전 백지화'를 주장하며 대구시를 항의 방문했다.

운동본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구조대의 동구 이전은 주민과의 협의없이 선정됐다."며 "대구시의 독단적인 부지 선정과 사업 진행을 전면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운동본부 측은 지난 25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대구시장을 만나 정확한 이전상황을 파악하고 주민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동구청 등은 중앙119구조대 이전에 대해 헬기 소음, 생태계 파괴, 주거권 확보 등을 이유로 '이전 불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대구시와 공군 측은 구조대 이전으로 안전체험장 구축 등 효과가 크다며 '최적의 부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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