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족 10년 '학부모정보감시단' 안규호 대구지부장

"아이들 인터넷 중독 예방, 대화로 풀 방법 있지요"

"자녀들에게 무조건 인터넷을 하지 말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 스스로 좋고 나쁜 콘텐츠를 선별하고 정해진 시간만 이용하도록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안규호(51) 학부모정보감시단 대구지부장은 "인터넷의 역기능만 강조해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이미 인터넷 게임이나 모바일 등 정보통신매체는 청소년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현실인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 막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했다. 안 지부장은 "부모가 자녀들을 일일이 따라다니며 인터넷 이용을 감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집에 인터넷 선을 끊으면 아이들은 학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PC방에 가게 되죠."

올해로 설립 10년째를 맞은 학부모정보감시단은 학부모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정보통신 이용법을 지도하고 건전한 인터넷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결성됐다. 그동안 좋은 사이트 선정 및 보급, 인터넷 미디어 교육, 청소년 유해정보 모니터링, 안전한 인터넷을 위한 각종 캠페인 등을 펼쳐왔다. 안 지부장은 지난 2005년 7월 대구지부가 설립된 이후 3년째 지부장을 맡고 있다.

안 지부장은 지역의 각급 학교를 돌며 학생들에게 인터넷 및 모바일 중독 검사와 즉석 상담, 정보통신 교육 등을 해왔다. 지난해에만 32곳의 학교를 돌며 인터넷 윤리 및 역기능 예방 교육과 집단 상담을 펼치는 등 대구·경북의 각급 학교 52곳을 돌며 순회교육을 했다.

안 지부장이 학부모정보감시단 활동에 뛰어든 계기도 자녀의 인터넷 중독 문제 때문이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아들이 인터넷 게임에 몰입하는 탓에 성적이 크게 떨어지고 방안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 위기감을 느낀 안 지부장은 학부모정보감시단에서 마련한 인터넷 중독 관련 강의와 집단 상담에 참여했고 아들의 인터넷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막상 아들의 인터넷 게임 중독 사실을 알고 나니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더군요. 관련 강의나 교육을 받은 뒤에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던 아들을 건져냈고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학부모들을 돕기로 결심했습니다."

안 지부장은 "인터넷 중독에 빠진 아이들은 학업 성적이 낮고 거짓말을 자주 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의 눈을 피해 PC방을 전전하거나 e러닝을 한다는 핑계로 밤늦게까지 게임이나 채팅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잠을 자거나 허투루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자녀와의 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하루에 1, 2시간으로 이용 시간을 정하거나 학업 위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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