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 팀 운명 쥔 사나이, 가넷과 제임스

미국프로농구(NBA) 2007-2008 시즌이 반환점을 돌면서 '외계인' 케빈 가넷(31·보스턴 셀틱스)과 '킹' 르브론 제임스(23·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경기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위기에서 해결사이자 팀의 리더인 이들의 활약에 의해 앞으로도 팀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넷의 이적 소식은 최대 화제였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지탱하던 '외로운 늑대'였던 가넷은 보스턴에 새 둥지를 틀면서 레이 앨런, 폴 피어스와 함께 막강 3각 편대를 구축해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파워포워드로서 골밑이 강하지 않은 보스턴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998-1999시즌부터 9시즌 내리 '20(득점)-10(리바운드)', 6시즌 연속 '20-10-5(어시스트)'도 기록했던 가넷은 올 시즌 출장 시간이 줄고 성적도 예년만 못하다. 개인 성적은 제쳐두고 팀 플레이에 녹아들었기 때문. 그러나 앨런과 피어스라는 득점기계들이 있기에 굳이 욕심을 내지 않을 뿐, 위기 상황에서는 여전히 해결사 기질을 보여준다.

보스턴은 초반 무서운 질주를 거듭했지만 이달 들어서만 5패를 당했다. 2년차 포인트가드 라존 론도가 아직 미숙한 데다 벤치 멤버도 강하지 못한 편. 그래도 아직 8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동부컨퍼런스 1위이며 첫 우승을 위해 분투하는 가넷이 있어 보스턴의 기세는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뒤를 이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 시즌 올스타 전 팬 투표에서 전체 1위에 올랐지만 25일 발표된 이번 시즌 최종 집계 결과에선 2위(210만8천831표)에 그쳤다. 1위는 239만9천148표를 얻으며 11년 연속 올스타전에 나서게 된 가넷.

하지만 '포스트 조던'을 향한 그의 행보가 이로 인해 지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스몰포워드이면서 파워포워드 못잖은 힘을 갖춰 내·외곽을 가리지 않으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해왔고 지난달 이미 NBA 사상 최연소(22세352일)로 9천 득점을 돌파했다. NBA를 대표하는 또 다른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의 기록을 1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물론 제임스 앞에도 장애물은 있다. 신인 시절 조던이 '황제의 길'을 가는 데 최대 걸림돌이었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는 제임스에게도 높은 벽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디트로이트는 강력한 수비망을 자랑한다. 같은 디비전(동부컨퍼런스 센트럴디비전)에 속해 있어 디트로이트를 넘지 못하면 제임스가 챔피언 반지를 끼기는 어렵다. 현재도 클리블랜드는 디트로이트에 뒤진 디비전 2위다.

가넷과 제임스가 남은 일정 절반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보스턴과 클리블랜드의 성적과 함께 시즌 MVP 자리의 향방도 가려질 전망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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