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만한게 병역인가!…젊은 민심들 '분통'

"대한민국 군대는 '봉'인가?"

국가적으로 무슨 일만 생기면 군대 면제 논란이 벌어져 병역의무에 민감한 한국청년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28일 영어가 능숙한 해외 유학생들을 군복무 대신 영어 보조교사로 활용하겠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영어 교육 개혁안이 알려지자, 젊은 민심들은 이를 강하게 성토하며 하루 종일 들끓었다. 이들은 축구(월드컵), 야구(WBC), 바둑을 잘해도 면제받고, 한류스타와 문화산업 종사자 등도 면제대상자로 거론되는 마당에 정작 군대 가는 것은 서민층 자제들뿐이라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수위가 뒤늦게 "영어 잘하면 군대 안 간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성난 민심은 "우리 대통령은 영어 잘하는 사람만 군대를 빼주느냐?"며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상식적으로 생각해서 19~21세 사이에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하려면 최소한 중·고교 때 유학을 가는 방법밖에 없다. 국방의 의무보다 영어가 더 중요하다면 누가 나라를 지키려고 하겠는가?"고 비꼬았다.

다음달 입대를 앞뒀다는 대학생 조인수(21) 씨는 "인수위의 발상은 영어 디바이드(Divide)와 빈부격차의 악순환을 심화시키는 한심한 발상"이라고 흥분했다.

해외 유학생 영어 보조교사 채용에서 촉발된 논란은 '영어 격차→빈부 격차→군복무 불평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군복무 가산점 부활 논란마저 불거지고 있다. 대선을 앞둔 지난 연말 국방부가 군복무 가산점 부활은 없다고 밝혔지만, 부활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이 다시 터져나오는 것.

대구의 한 직업군인은 "인생의 황금 같은 2년을 나라에 바친 젊은이들에게는 어떤 혜택도 주어지지 않고 있다."며 군복무 가산점 부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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