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탄탄한 中企 대출금리 낮췄다

한국은행 총액한도대출제도 1% 싼 이자 혜택

#구미에 있는 휴대전화 부품업체 A사. 이 회사 대표 B씨는 최근 늘어나는 주문량을 받아내기 위해 은행빚 20억 원을 내 공장을 넓히기로 했다. 하지만 주거래은행을 찾아갔던 B씨는 크게 낙담했다. 담보로 잡을 부동산이 없었던 B씨에게 은행 측은 "신용으로 대출을 받으면 연 9.198%의 높은 이자를 물어야한다."는 통보를 해온 것.

하지만 B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생기를 되찾았다. 알고 지내던 은행 직원으로부터 "이자가 더 싼 자금이 있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이 직원은 B씨에게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대출'을 이용하라."고 했다. 결국 B씨는 한국은행의 정책자금이 들어간 대출을 이용할 수 있었고 연 7.96%의 이자율로 대출을 약정했다. B씨가 절감한 이자는 연 2천500만 원이나 된다.

#대구 북구의 염색가공업체 C사. 이 회사 대표 D씨는 부쩍 올라간 원자재 때문에 원자재 구입대금 6억 원이 추가로 필요했다. 역시 담보가 없었던 D씨는 주거래은행을 찾았다가 연 9.20%의 이자는 내놔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자 부담 때문에 몹시 걱정했던 D씨 역시 아는 은행 직원으로부터 "한국은행 지원자금을 이용하라."는 말을 들었고 당초 은행 제시 이자보다 1%포인트나 싼 8.20%로 6억 원을 빌릴 수 있었다. D씨 역시 한국은행의 정책 지원제도 정보를 미리 안 덕분에 연간 600만 원을 아낄 수 있었다.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에게 한국은행의 정책자금인 '총액한도대출제도'가 인기다. 이 자금을 이용하면 무려 '1%포인트 안팎'의 이자를 아낄 수 있는 것. 기업들에게 1%포인트의 이자는 기업의 숨통을 틔이게 만들만큼 큰 비율이다.

지난해말 기준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의 총액한도대출 잔액은 8천88억 원에 이른다. 특히 설이나 추석 등 자금수요가 늘어나는 기간에는 이용이 더 늘어난다. 지난해 설 연휴 전후로 해 380개 업체가 454억 원을, 추석을 전후해서는 481개 업체가 459억 원을 받아갔다.

예를 들어 E라는 기업이 1억 원이 필요해 F은행을 찾아갔다면 한국은행은 E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의 절반인 5천만 원에 대해 연 3.25%의 이자율로 대출이 나갈 수 있게끔 F은행에 돈을 주고, F은행은 나머지 절반의 자금을 자체 재원으로 충당해 대출을 해준다. 이렇게되면 F은행 자금으로 전액 대출받았을 때보다 평균 1.17%포인트 낮은 이자율로 기업이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은행 자금 지원 대출금의 평균금리는 6.33% 수준으로 민간은행의 자체자금 대출 때의 적용금리(평균 7.50%)에 비해 1.17%포인트 낮다.

한국은행 측은 현재 나가있는 대출잔액(8천88억 원)을 기준으로 할 때 지역 기업들은 한국은행 총액한도대출제도 이용을 통해 연간 190억 원의 이자를 아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총액한도대출제도는 유망중소기업 인증을 받았거나, 기술경쟁력 우수기업, 중기청 인정 및 추천기업, 환경친화기업, 수도권에서의 이전 기업 등이 이용할 수 있다.

임재철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장은 "지역 중소기업인들은 금융비용을 최소화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며 "중소기업 CEO들이 대출상담을 할 때는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이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제도 수혜대상이 되는지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053)429-0242.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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