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미진한 영어개혁?"
비판 여론에 떠밀려 며칠 만에 영어몰입교육 백지화를 선언했던 대통령직인수위가 30일 초강수 영어 교육 개혁안을 내놨다. 앞서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에는 비교적 구체적이다. 골자는 영어로 영어 수업을 진행할 교사 인력과 영어수업량을 연차적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교육계 반응은?=인수위 방안에 대한 교육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영어교육을 실생활과 동떨어진 벙어리 영어로 둬서는 안 된다는 '총론'에는 동의하지만 '각론'에는 이견이 분분하다. 이번 기회에 영어 교육 시스템을 기초부터 손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가 하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인수위의 안이 어느 정도로 현실화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경북대에서 3년째 영어 원어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김성준 행정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원어 강의 초기에는 낯설어하지만 강의가 계속될수록 제 실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면서 "영어 수업 시간수를 늘리고, 저학년 때부터 영어를 쓰는 환경에 노출되는 빈도를 높이겠다는 인수위의 발상은 일단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영예 대구교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생들이 주1회 40분씩 수업하는 것으로는 제대로 된 영어 수업이 이뤄진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영어 수업 시간수부터 늘리겠다는 인수위 안은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교대에서도 영어과 학생을 제외하고는 영어몰입 커리큘럼이 부족한 만큼 예비교사 양성과정에서부터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증시스템을 갖춰야=이예식 경북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경북대 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친 토익 시험 결과가 517점(만점 990점)에 불과했다며 초·중등학교 영어 교육이 대폭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교육 영어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초등학교 때부터 몰입식 교육을 해야 한다."며 "인수위 안대로 영어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교사 수를 늘리는 일이 중요한데 현재 인수위가 생각하는 영어 전용 교사제가 실효를 거두려면 철저한 검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흥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인수위 안이 파격적이기는 하지만 현재 영어 심화연수 인력 규모의 3배인 3천 명을 매년 연수시키려면 막대한 예산뿐만 아니라 기간제 강사 확보 등이 필요하다."며 "개혁안 실현에 수반되는 여러 가지 상황을 모두 고려해 신중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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