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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조기교육…영어공부 '열풍' 몰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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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영어공부'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서점마다 자녀를 데리고 유아나 아동용 영어교재를 찾는 학부모들이 부쩍 늘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영어교육 강화 정책이 발표된 뒤 '영어공부' 붐이 거세게 불고 있다.

유아나 아동용 영어학습 관련 제품의 판매가 늘고 영어학원에는 자녀 교육 상담은 물론, 자녀를 위해 직접 영어를 배우려는 엄마들의 문의전화가 크게 늘었다.

네 살 아들을 둔 이현수(34·대구 수성구 사월동) 씨는 며칠 전 CD가 포함된 30만 원 상당의 영어 동화전집을 샀다. 이 씨는 "아내가 아이들의 영어 공부를 하루라도 빨리 시켜야 한다고 보채는 바람에 거금을 썼다."며 "아들이 중학생이 되면 본격적으로 시키려 했는데 영어 조기교육 분위기가 확산돼 사교육비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수성구 지산동 A영어전문 서점에는 듣기나 말하기 관련 책들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이강수 대표는 "학원 강사나 유아를 둔 부모들의 문의가 연말보다 30% 이상 많아졌다."며 "예전에는 단골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아이들과 함께 와 책을 고르는 신규 고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중구 동성로의 대형서점들에도 아동 영어 교재 코너를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아동코너 직원 임기진(29) 씨는 "유아나 아동을 위한 영어교재 판매량이 평소보다 10% 정도 증가했다."며 "문법 위주보다는 회화 관련 교재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사설 영어교육기관들도 특수를 맞았다. 수성구 범물동 B영어유치원에는 평소 문의 전화가 하루 세 통 정도였는데 요즘은 두 배 이상 걸려온다. 김병직 원장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얼마 전부터 대구에 프랜차이즈 형태의 수도권 대형 영어유치원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의 C영어학원 상담실장은 "며칠 전부터 성인 영어회화반의 상담이 늘고 있는데 아이들 공부를 돕기 위해 엄마들이 직접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영문과 출신의 주부 김정미(36·달서구 용산동) 씨는 자녀의 영어공부를 위해 손때 묻은 영어사전을 끄집어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동네 영어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최근 교육정책의 변화로 영어공부를 더 많이 시켜야 할 것 같아 영어로 된 동화책과 영어회화 교재를 구입해 딸과 함께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학학습기, 전자사전 등 영어 관련 소프트웨어나 전자제품들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수성구 만촌동 대형마트에서는 이번 달 관련 제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었다. 원종곤 영업팀장은 "어학학습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4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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