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발 4·9총선] 경북 영천

'민심=공천' 성립할까

한나라당 공천 결과에 가장 주목하는 경북의 선거구 중 한 곳이다. 지역 민심이 정희수 국회의원의 재선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지역에서 거론되고 있는 반(反)정희수 정서가 공천에 상당한 영향을 줄지 관심을 끌고 있어서다. 또 영천은 경북지역에서 한나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통할지 시험받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역대 영천시장 선거에서도 무소속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에 강세를 보였고 지난 2005년 4·30 재보궐선거 때는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막판까지 밀리다 투표일을 불과 1, 2일을 남겨두고 간신히 역전에 성공시킨 예가 있다.

현재 출마예상자는 7명으로, 모두 한나라당호 선성을 꿈꾸고 있다.

정희수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고, 김경원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조정 변호사, 권순대 전 인도대사, 서준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조대원 지역과 세계연구소 수석위원, 황동현 서울시도시철도공사 사외이사 등이 반정희수 정서를 외치며 출사표를 던졌다.

한나라당 공천의 최대 관심사는 정희수 의원이 공천을 받느냐 여부. 정희수 의원은 최근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대구선 복선전철화(동대구~영천) 사업과 금호강생태하천조성사업 등 2조 4천억 원이 넘는 돈을 지역에 갖고 왔다. 불과 3년여 만에 많은 일을 했고, 지역민들이 다시 한번 선택해 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반정희수 정서는 영천의 화합을 깨려는 지역의 일부 인사 및 공천 경쟁자들이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 지역 민심은 침체된 영천의 미래를 바라고 있는 만큼 재선에 성공해 영천의 미래를 열겠다."고 밝혔다.

반면 지역 정치권은 정 의원이 전임 시장과 지역의 기초의원과의 불협화음 등 리더십과 정치력이 부족하고, 영천의 민심이 흔들릴 때마다 민심을 수습하기보다는 방관자로만 있었다는 의견이 적잖다.

정 의원의 대항마로는 53년생 동갑내기인 김경원 전 대구국세청장이 부각되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경선 때 영천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아 실질적으로 경선을 지휘했고, 이 조직을 대선까지 그대로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전 청장은 "30년간 경제관료로 실물경제 경험과 대선 과정에서의 경제정책전문가로서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이제는 지역 민심을 화합할 새 인물이 절실하다."며 "리더십 부재로 인한 지역 내 갈등을 해소하고 부자 영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40대 기수론을 내건 조정 변호사는 영천이 확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영천은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민초가 겪은 고초가 엄청나다. 한나라당은 진정 영천을 아끼는 사람이 누군지 이번 공천에서 답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완산동 구공병대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소송에 관여하면서 지역현안이 무엇인지 직접 확인했다."며 "진정한 지역발전을 위한 과제와 방안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순대 전 인도대사는 "한국기업을 해외로 진출시키고 외국기업은 국내로 유치한 CEO 공무원이었다. 오랜 외교관 생활을 통해 터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낙후된 영천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서준호 전 한국직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연말부터 지역 유력인사들을 잇따라 방문, "낙후된 영천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출마했다."며 자신의 출마 당위성을 강조했다. 서 전 위원은 "국민의 직업능력 개발과 인적자원 개발분야의 전문가로서 이명박 정부가 밝힌 국민성공시대를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대원 지역과 세계연구소 수석위원은 "영천은 천지개벽할 정도로 변해야 한다. 오랜 외국생활로 국제화 시대에 영천을 세계 속에 우뚝 서게 할 역량을 갖추었다."고 밝혔다.

황동현 전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 상근특별보좌역은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출마 뜻을 세우던 그 순간부터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왔다.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정치역량으로 영천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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