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휑한 재래시장…빼앗긴 설 대목

▲ 불경기에다 대형마트 등에 손님을 빼앗긴 재래시장은 설을 일주일 앞뒀지만 썰렁하기만 하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불경기에다 대형마트 등에 손님을 빼앗긴 재래시장은 설을 일주일 앞뒀지만 썰렁하기만 하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30일 오후 2시 대구 칠성시장. 설을 일주일 앞둔 대목이지만 찾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평소보다 행인들이 많긴 했지만 선뜻 사려 들지 않아 상인들은 애를 태웠다. 수산물 가격이 많이 오른 생선가게에선 이런 현상이 더 심했다. 13년간 수산물을 팔아온 강상호(43) 씨는 "제사상에 빠질 수 없는 조기값이 작년보다 두 배 정도 올라 손님들이 가격을 묻기만 하고 그냥 가버린다."면서 "갈수록 손님이 줄어드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설 단대목 재래시장 경기가 최악이다. 재래시장을 주로 이용하는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쪼그라든데다 주차장과 난방시설이 잘 갖춰진 백화점과 대형마트엔 손님들을 뺏긴 때문.

칠성시장 상인 백달선(61·여) 씨는 "젊은 사람이 많이 찾아야 재래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지만 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전국 최대 시장이라는 서문시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오후 6시 30분쯤 되자 상인들이 대부분 철시를 했다. 시장의 영업시간은 오후 7시까지이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뜸하기 때문이다.

건어물상가에서 35년째 장사하고 있는 이현태(55) 씨는 "7, 8년전에는 오후 8시쯤 문을 닫았지만 요즘엔 오후 6시쯤 문을 닫는다."면서 "매출이 작년보다 30% 줄었다."고 말했다.

그나마 올해 재래시장 살리기를 위해 판매되고 있는 상품권이 겨우 숨통을 틔워준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에 따르면 요즘 하루 재래시장 상품권 회수율은 600만 원이다. 최태경(49) 회장은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가 시장 상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현대화된 시설에다 상인들이 친절해졌고 환불 제도도 시행하니 제발 가격이 저렴한 시장을 많이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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