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가 말하는 '달라진 설'

명절 특수가 그립다

입사 당시인 1990년대 초만하더라도 백화점 업종이 매년 두 자리수 이상 신장을 한데다 '명절 특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양대 명절인 설날과 추석에 거는 기대가 컸다.

명절 대목이 되면 연일 백화점으로 진입하려는 차량과 선물을 구입하려는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명절때면 많은 고객을 치러내느라 판매사원 뿐만 아니라 관리직 사원까지 본래 업무는 접어두고 상품배달과 주말 주차지원업무에 매달렸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 매일 영업 마감시점이면 연일 매출목표 달성 사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방송을 듣는 순간 모두다 하루동안의 피곤이 싹 가셨다. 그렇게 명절을 보내며 동료들과 둘러앉아 마시는 소주 한 잔은 정말 짜릿했다.

'모든 게 세월따라 변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명절 풍속도 이제는 많이 변했다. 당시는 최소한의 시설과 상품만 갖추고 있으면 '열이면 열, 백이면 백' 고객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지만 요즘은 다양한 채널을 통한 쇼핑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돼버렸다.

여전히 명절이면 백화점에 고객들이 북적이지만 '아! 옛날이여'라는 노래가 절로 나올 만큼 격세지감을 느낀다. 요즘에는 매일 퇴근시간마다 마음이 무겁다. '매일 외줄타기하는 심정'이라는 동료의 이야기가 귓전을 맴돈다.

최 일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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