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풍수이야기]사태 난 곳은 교통사고 무섭다

요즘은 택지로 피하는 곳이 없다. 바늘 꽂을 땅만 있어도 그 곳이 급경사지이든 거대한 호숫가든 가리지 않는다. 급경사지는 앞이 틔어서 좋다고 생각하고, 호숫가는 경관이 좋다고 선호한다. 깊은 산중도 마다않는다. 공기가 맑다는 게 이유다. 지반이 약한 모래땅엔 시멘트를 들이부어 기초를 다진다.

이러한 현상들은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의 자연관과는 전혀 딴판이다. 자연과의 조화를 전혀 무시한 인간들의 반란인 셈. 하지만 세월이 얼마만큼 지나 건강했던 사람이 병들어 나오고, 부자가 돈 떨어져 나올 때쯤에는 자연과의 조화가 얼마나 소중한 지 알 수 있을 게다. 풍수는 우리 선조들이 오랜 경험으로 일궈낸 삶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사태지역은 주거지로나 묘지로나 사용을 피했다. 아무리 흙의 색깔이 황토색으로 좋다 해도 사람살기에 적당한 곳이 아니다. 사태는 그 곳의 생태계 변화다. 그 진동으로 지기(地氣)가 흔들렸을 수도 있다. 크든 작든 사태로 웅덩이가 진 곳은 집터든 묘지든 피해야 한다. 이런 곳은 이금치사(以金致死)가 많이 난다고 했다. 즉 쇠붙이로 인한 사고, 요즘은 자동차사고로 인한 사망쯤 되겠다.

잡목이 우거진 곳도 피하라 했다. 이런 산은 돌멩이가 많다. 잡석이 많은 곳은 관재구설(官災口舌)이다. 잡목이 많다는 것은 또한 수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음기(陰氣)가 많은 곳은 질병이 판을 치는 곳이기도 하다.

깊은 산속은 공기가 맑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면을 생각해 보라. 이러한 곳은 대부분 험한 산이 된다. 대개가 계곡이거나 험한 바위가 위압적인 곳, 음풍(陰風)이 몰아치고 바위의 살기(殺氣)가 위협하는 곳이다. 풍수용어에 박환(剝換)이란 게 있다. 험한 산이 변하여 부드럽게 되는 것을 말한다. 즉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산이 변화했다는 의미가 된다. 어떤 땅이든 박환이 된 이후라야 집터든 묘지든 사용할 수 있다. 산속은 대개가 박환이 덜 된 곳이다. 생기(生氣)가 없는 땅, 질병과 파산의 땅이다. 일반인은 살 수가 없다. 강한 기를 가진 자들의 땅이다.

흙은 색깔이 밝아야 한다. 좋은 땅은 그 땅을 밟는 순간 상큼한 기분이 든다. 택지든 묘지든 마찬가지다. 사람 몸의 상태는 얼굴의 각 소속부분에 색깔로 나타난다. 소위 말하는 관상(觀相)의 찰색법이다. 그 부분의 색깔을 보고 몸 안 장기(臟器)의 상태를 안다. 마찬가지로 땅의 생기가 있고 없음은 토색(土色)으로 알 수가 있다.

좋은 땅은 그 색깔이 밝다. 칙칙하지 않다. 지기가 뭉쳐 단단하다. 밝은 기운이 넘친다. 생토(生土)다. 이런 땅을 골라 집을 짓거나, 묘를 써야 한다. 예컨대 같은 마을의 집이라 해도 뒤쪽에 자리한 집에 들어서면 음습한 기운을 느낀다. 이러한 곳은 대부분 검은 땅이다. 습기가 많은 땅은 대개가 검은 색을 띤다. 우울을 넘어 온갖 질병이 넘실거린다. 반대로 조토(燥土)는 건조하여 모래와 같은 땅이다. 생기가 없는 사토(死土)다. 차 사고가 많이 나는 곳이요, 정신병자가 우려되는 곳이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보토(補土)를 해야 할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아무 흙이나 파서 메워선 안된다. 반드시 생토여야 한다. 황토라도 깔면 생기도는 집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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