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4·9총선] 경북 성주·고령·칠곡

전·현직 국회의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근 등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한나라당내 친박(親朴·박근혜 전 대표 측)과 친이(親李·이명박 당선인 측)간 샅바싸움도 예상된다.

이인기 의원은 3선에 도전한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 경북의 박근혜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은 핵심 측근이다. 경선 후에는 도당 위원장 선거에도 나서 친이인 김광원 도당위원장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선 때부터 이 당선인을 직·간접적으로 도왔던 주진우 전 의원이 예비후보 등록한 뒤 이 의원과 한 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주 전 의원 역시 3선 도전이며 칠곡과 성주·고령이 한 선거구로 바뀐 이후로는 첫 도전이다. 여기에 이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이 의원은 지역 장악력 등 비교 우위를 내세우고 총선가도를 내달리고 있다. 이 의원은 "영남권 내륙화물기지 등 굵직굵직한 국가기간산업 유치 등 지역 일꾼으로서 이뤄낸 성과는 역대 어느 국회의원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이번 공천은 계파싸움으로 흘러서는 절대 안되며 도덕성, 전문성 등을 공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의원은 주 전 의원을 겨냥해서는 '도덕성'을, 정치무대에서 경력이 일천한 박영준 팀장 등 여타 예비후보들을 향해서는 정치적 '전문성'을 내세우고 일전 불퇴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조그룹 회장인 주진우 전 의원은 지난해 이명박 경선 후보의 고령·성주·칠곡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데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이명박 후보 중앙선대위 직능정책부본부장과 경북선대위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해 내심 공천을 바라고 있다.

주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중심에 섰던 지역의 대표적인 주자에다 중앙의 정·재·관계를 아우르는 통큰 마당발로 이명박 정부의 크고 작은 경제적 과제물을 지역으로 가져올 수 있는 적임자"라며 공천을 자신했다. 자신을 '촌놈'이라고 말하는 그는 "과거 재선 국회의원(성주·고령)을 지내면서 군민들과 스스럼없이 지냈다. 당 공천 후 총선에 당선돼 칠곡 군민들과도 함께 호흡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의 경우 아직 이 지역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 한적은 없다. 하지만 박 팀장의 친인척을 비롯한 측근들은 출마를 가정사실화하고 있다. 박 팀장 측근들은 "박 팀장의 청와대 입성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래도 청와대보다는 고향인 지역에서 출마해 정계의 새로운 동량으로 커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박 팀장은 총선 출마를 결정할 경우 자신의 고향이 아닌, 한나라당을 탈당한 곽성문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로의 선회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의 주변 조직인 선진국민연대에서 활동해온 칠곡 북삼면 출신의 이영식 대구산업정보대 교수도 한나라당 공천에 도전한다. 선진국민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았고 현재 인수위 상임자문위원인 이 교수는 "선진국민연대에서 오랜 기간동안 한솥밥을 먹은 박 팀장과 사전 교감을 가진 결과 고향에서 출마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성주 선남면 출신으로 영남대와 행시 21회 출신인 석호익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의 경우 중앙 정계에서 다크호스로 부각되고 있다. 정가 일부에서는 공천 구도를 바꿀 인물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령 쌍림면 출신으로 지난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기도 했던 박홍배 고령군 민족통일협의회장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이종규기자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