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동질의식 높일 대구 공무원 문호 개방

대구시청이 신입 지방공무원 채용 문호를 경북의 젊은이들에게도 개방했다. 종전까지는 대구 주민등록자만 응시할 수 있도록 했으나, 올해부터는 경북 시'군 거주자들도 대구 시험에 차별 없이 원서를 낼 수 있게 규정을 바꾼 것이다.

누구보다 경북지역 공무원 지망생들이 환영할 터이다. 시'도 양쪽 채용시험에 응하기 위해 여기저기 주소를 옮겨 다녀야했던 편법과 불편이 당장 다음달 시험에서부터 해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 조치를 주목하는 것은 그런 점 때문이 아니다. 대구와 경북이 오랜 세월 통합을 이야기하면서도 소홀히 해 온 동질의식 회복에 이제야 눈길이 가는가 해서 기대가 생긴 게 더 큰 이유이다.

대구와 경북은 본래부터 서로 의존적이고 상보적으로 작동해 둘이 합쳐야 하나를 이룰 수 있는 관계에 있어 왔다. 그런데도 지금까지는 인위적으로 나눠 각자를 독립적 존재로 파악하려다 보니 병통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시민들 수입의 상당 부분을 경북지역 생산액에 의존하면서도 분리 계산되는 방식 때문에 GRDP가 전국 최하위로 처진다며 자체 공단 확충에 대구가 발버둥치는 것도 한 예가 아닐까 싶다.

행정통합'경제통합에 앞서 이 이질의식부터 바로잡는 게 순서일 것이다. 그런 뒤에야 불안감 없는 역할 분담이 가능할 것이고, 그래야 실질적인 경제통합도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는 국가 단위가 아니라 지역단위의 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대구'경북이 동질의식을 회복해 하나의 단위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조치들은 하나둘이 아니리라 믿는다. 각종 경제통계를 합쳐서 내도록 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지 모르겠다. 공무원 문호 개방이 횃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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