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 연휴 극장가 "우리영화 잔치"

'우생순' 300만 돌파 눈앞…中 '명장' 눈길

극장가는 벌써 '설 연휴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 31일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와 '더 게임', '라듸오 데이즈', '원스 어폰 어 타임'이 개봉되면서 '전면전'에 돌입했다. 남녀 핸드볼팀이 일본을 꺾으면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인기가 치솟고 있고, 또 눈에 띄는 외화가 없어 설 연휴 극장가는 한국영화의 돌풍이 예상된다.

◆한국영화 코믹 시대극이냐, 가족영화냐

설 연휴 영화들의 특징을 하나로 꼽으라면 '훈훈'이다.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들이 주류다. 올해는 특히 시대극이란 외피를 입은 코믹 영화가 눈에 띈다.

'라듸오 데이즈'는 조선 최초의 라디오 드라마 방송을 소재로 삼았다. 녹음 중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유쾌한 웃음을 주고 독립운동이란 무거운 소재를 그 속에 녹여 넣었다. 류승범 이종혁 김사랑 황보라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연기 경쟁도 볼 만하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원스 어폰 어 타임'은 코믹 활극이다. 잃어버린 석굴암의 보석을 모티브로 1천억 원의 가치가 있는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말아톤' '좋지 아니한가'의 정윤철 감독의 신작. 연기파 배우 황정민과 'CF 퀸' 전지현이 주연한 '착한 휴먼드라마'다. 냉소적인 성격의 다큐멘터리 PD(전지현)가 슈퍼맨을 자처하는 한 남자(황정민)을 취재하다 그의 과거를 파헤쳐가는 과정이 기둥 줄거리.

'6년째 연애중'은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김하늘과 가수 출신 배우 윤계상이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멜로물이고, '마지막 선물'은 난치병에 걸린 딸을 두고 신현준과 허준호가 각기 다른 부정(父情)을 보여주며 연기 대결을 펼친다.

한국영화로는 특이하게 신체 강탈을 소재로 한 영화 '더 게임'은 설 극장가에 걸린 유일한 스릴러물이다. 거리의 화가가 금융재벌과의 내기에서 패해 신체를 빼앗긴다는 설정. 할리우드 SF 영화를 연상시키며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변희봉 신하균 이혜영 손현주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외화 여전히 '스케일'로 승부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명장'이다. '첨밀밀'의 천커신(陳可辛)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전쟁 액션물로, 리롄제(李連杰), 류더화(劉德華), 진청우(金城武) 등 중화권의 스타 3명이 한꺼번에 출연하고 제작비로 400억 원이 들어간 대작이다. 중국 전쟁 액션영화가 국내 관객의 눈길을 꾸준히 끌고 있는 데다 사실감 넘치는 전투 장면으로 기존의 중국 무협영화와도 차별화하고 있는 점도 흥행 가능성이 점쳐진다.

'찰리 윌슨의 전쟁'은 할리우드 스타 배우가 포진한 호화캐스팅으로 먼저 눈길을 끈다. 톰 행크스와 줄리아 로버츠는 이 영화에서 스캔들 메이커 하원의원과 섹시하고 부유한 로비스트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관련한 극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정치 야사'를 좋아하는 할리우드 영화 팬이라면 흥미를 가질 만하다.

◆흥행의 힘 계속 이어갈까

300만 관객돌파를 눈앞에 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힘이 강력하다. 핸드볼 붐이 일어나는데 큰 역할을 한 '우생순'은 1일 오전 9시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23.17%), 맥스무비(20.09%), 티켓링크(32.62%) 등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영화 속 핸드볼과 현실의 핸드볼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 셈. 맥스무비의 경우 4주 연속 예매율 1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여름 '디 워' 이후 처음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여자 핸드볼팀의 이야기를 그려낸 '우생순'은 지난달 31일 현재 전국 관객 278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우생순'은 아줌마 선수들의 휴먼스토리로 입소문이 난 데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관람에 이번 핸드볼팀의 선전까지 여러모로 외적인 흥행 도움을 받고 있다.

또 미국에서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큰 인기를 끈 '클로버필드'의 인기도 계속 이어갈지 주목된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 개봉 영화 가이드와 3줄평

▶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 장르: 드라마

★ 감독: 정윤철

★ 출연: 황정민/전지현

★ 상영시간/등급: 102분, 전체관람가

선량한 초인이 우리 옆에 있었네.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초 공익, 도우미 슈퍼맨.

▶ 라듸오 데이즈

★ 장르:코미디

★ 감독:하기호

★ 출연: 류승범 이종혁 김사랑

★ 상영시간/등급:111분, 12세 관람가

경성 최초의 라디오 드라마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달콤한 결말, 입안에 머무는 맑지 않은 이 맛.

▶ 원스 어폰 어 타임

★ 장르:코믹액션활극

★ 감독:정용기

★ 출연:박용우 이보영

★ 상영시간/등급:110분,12세 관람가

잃어버린 석굴암 보석 얘기 진짠가? 사기꾼, 도둑, 일본군, 독립군의 보석을 둘러싼 한판 소동.

▶ 더 게임

★ 장르: 스릴러

★ 감독: 윤인호

★ 출연: 신하균/변희봉/이혜영/손현주

★ 상영시간/등급: 116분, 15세 관람가

이기면 30억이 생기고, 지면 젊은 육체를 내놓아야 하는 내기.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 명장

★ 장르: 액션

★ 감독: 진가신

★ 출연: 이연걸/류더화/금성무

★ 상영시간/등급: 127분, 19세 관람가

스케일로 승부한다. 블록버스터에 격정적인 액션이 녹아들었다. '첨밀밀'은 어디갔지?

▶ 6년째 연애중

★ 장르:드라마, 로맨스

★ 감독:박현진

★ 출연:김하늘, 윤계상

★ 상영시간/등급:112분,15세 관람가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싱글즈'의 절묘한 배합. 김하늘은 여전히 하늘하늘.

▶ 마지막 선물

★ 장르:휴먼 드라마

★ 감독:김영준

★ 출연:신현준, 허준호, 권오중

★ 상영시간/등급:103분,15세 관람가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두 아버지의 낳은 정과 기른 정. 순박한 가족애를 참 착하게 그렸다.

▶ 찰리 윌슨의 전쟁

★ 장르:코미디, 드라마

★ 감독:마이크 니콜스

★ 출연:톰 행크스, 줄리아 로버츠

★ 상영시간/등급:97분,15세 관람가

스릴러에 단골 콤비 정치인과 CIA요원. 마약과 섹스, 술 중독의 정치인과 망나니 같은 CIA요원.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켰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