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구 多子女가정 우대책은 생색용?

대구시가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 도입한 다자녀가정 우대책이 자칫 '빛 좋은 개살구' 격이 돼버릴까 우려된다. '대구 아이조아카드'만 해도 벌써부터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대구시가 2001년 1월 1일 이후 셋째 자녀를 출산했거나 셋째 이상을 임신한 가정을 대상으로 할인혜택을 주도록 한 이 카드는 시작 두 달 만에 800건 이상 가입 등 이미 올해 목표치 2천 건의 40%에 이를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막상 이를 사용하려 해도 사용할 만한 데가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다.

가맹점 수가 적을 뿐 아니라 일부 업종에 몰려 있어 실질적으로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안경점과 사진관이 전체 가맹점의 58%에 이를 정도로 편중돼 있는 반면 정작 다자녀 가정에 경제적 부담이 되는 보육시설이나 학원 등은 얼마 안 된다는 것이다. 수요도가 높은 학습지나 쇼핑몰 가맹점은 아예 전무하다.

국내 출산율은 지난 2005년 1.08명으로 뚝 떨어져 출산 재앙의 우려까지 불러일으키더니 지난해는 황금돼지해의 출산붐 영향에 따라 1.13명으로 미미하게나마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수준이다. 언제 다시 떨어질지 알 수 없다.

세계의 대표적 저출산국이던 프랑스가 최근 베이비붐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는데는 전폭적인 출산 장려 정책이 주요인이다. 셋째 자녀 출산 경우 20~40주의 육아 휴가에다 1년간 무급 휴가, 매달 1천 유로(약 140만 원)씩의 지원금이 주어진다. 또 다자녀 가정에는 장학금과 각종 수당 및 세금 감면, 대중교통비와 쇼핑 할인 등 갖가지 혜택이 따른다.

우리도 국가 차원의 '새로마지 플랜 2010'과 함께 지자체들이 다투어 출산장려책을 내놓고 있다. 대구시도 올해부터 셋째 자녀 출산 가정에 50만 원의 축하금,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가정 내 양육아동(셋째 이상)에 최대 11개월간 매달 20만 원 지원, '아이조아카드' 등의 장려책을 내놓고 있다.

출산율이 얼마간의 출산비용이나 육아비 지원 등으로 곧장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때 출산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다자녀 가정을 격려하고 나아가 소기의 효과를 거두려면 겉치레가 아닌, 실질적인 지원이 따라야 한다. 모처럼의 지역 다자녀 가정 우대책이 유야무야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활성화 노력이 뒷받침돼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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