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태진-태권V 에피소드전'

악의 무리 무찌르던 '태권V''이태백'''일그러진 영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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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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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치른 들판으로 달려가자'

만화영화 주인공 '태권V'는 30대 후반을 넘어선 사람들의 기억 속에 특별한 존재로 각인되어 있다. 어린시절, 이단 옆차기로 악의 무리를 무찌르는 '태권V'는 우상이었다. 최근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태권V'를 소재로 한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소헌컨템포러리에서는 '성태진-태권브이 에피소드전'이 개최된다. 성태진은 그림 소재를 대중매체에서 찾아 팝아트적으로 표현하는 작가다. 그에게 '태권V'는 무관심 속에 방치되었던 유년기의 욕망이자 시대를 풍자하는 작품의 소재다.

'낙장불입', '오매불망', '거치른 들판으로 달려가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의 작품 제목에서 시대를 가로지르는 작가의 해학을 엿볼 수 있다. 유머스럽고 순수하게 비치는 작품 속 캐릭터들은 감성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을 나타낸다. 체육복, 갑옷을 입은 '태권V'는 지구를 지키는 영웅에서 일이 없어 하루 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한 사회 부적응자를 상징한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 한때를 풍미하는 유행어가 아니라 일상용어로 자리잡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연상시킨다.

'일그러진 영웅 태권V'의 다양한 군상들은 작가 자신의 또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작가는 술에 취해 누군가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장한 모습으로 '자력갱생'을 외치기도 한다. 053)426-0621.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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