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대처, 로널드 레이건, 고이즈미 준이치로, 덩샤오핑(鄧小平), 리콴유(李光耀), 루드 루버스(전 네덜란드 총리),、S경제연구소가 뽑은 국가경제 改革(개혁)의 신화를 이룬 20세기 개혁지도자 6인의 이름들이다. 지금 이 사람들이 누구보다 부럽게 보일 사람이 딱 한 사람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다.
그들 개혁성공자들이 부러운 까닭은 대통령 취임을 코앞에 두고 벌써부터 사방에서 불어 닥치는 개혁저항의 맞바람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교육, 작은 정부, 공직사회 구조조정, 부처 통폐합, 준법과 원칙의 노사분쟁 등 새로운 미래 개혁의 바람 앞에 집단 시위와 반박 성명, 파업압박 등 만만찮은 반개혁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이다. 바람의 싸움에서 개혁바람이 반개혁의 맞바람에 밀리게 되면 '이명박 새 정부'는 탄생의 의미가 사라진다. 태어날 필요도 없고 태어나서도 안 되는 사생아 같은 정권이 돼버리는 것이다.
'개혁을 통한 경제 살리기'가 새 정부의 현실적 이념이었고 잃어버린 10년이 낳은 시대적 요구였으며 500만 표를 덤 얹어준 민심의 여망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 개혁의 바람이 맞바람을 맞아 풍속이 떨어질 위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국민들은 개혁바람의 기세 싸움을 어떤 관점에서 觀戰(관전)할 것인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일부 관료 집단의 저항, 준법과 원칙을 지켜내겠다는 개혁에 파업으로 맞서는 일부 과격노조의 맞바람을 지지해줄 것인지 아니면 새 정부의 개혁바람을 더 세차게 불도록 밀어줘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개혁 바람의 주장 속에는 이명박 정부의 개혁방향이 성공적인 미래를 창조해낼 수 있겠느냐는 반발과 의구심이 깔려있다. 결과를 알 수 없는 개혁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불안하고 위험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예 노력조차 않는 것보다 노력해보는 개혁의 미래가 훨씬 덜 위험하다. 개혁과 반개혁의 결과가 어떨 것인지에 대한 미래 예측능력과 그 결과의 책임은 국민이 뽑아놓은 지도자의 몫이고 이미 우리는 그런 예측과 실행의 권한을 당선인에게 위임한 상태다.
그의 미래예측과 코페르니쿠스적인 개혁의 발상이 5년 뒤 허망한 공상가의 백일몽으로 끝날지 6인의 개혁지도자 반열에 함께 오를지는 그가 불러일으킬 개혁바람의 풍향과 풍속에 달려있다. 6인의 세계적 개혁지도자들이 험난한 개혁과 국가개조를 해나갈 때도 반개혁의 맞바람은 있었다.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재임 중 공무원 수를 17만 명 감축했고 48개 공기업과 공공사업을 민영화시켰다. 1984년 탄광노조의 불법파업을 공권력으로 확실하게 제압, 1천300건의 파업을 630건으로 줄이는 등 만성적인 파업(영국병) 치유의 길을 터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를 처음 열었다.
'작은 정부'를 캐치프레이즈로 걸었던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도 정부기능을 축소하고 통화긴축을 위해 정치적 지지율이 73%에서 42%까지 급락하는 반개혁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개혁안을 밀어붙였다.
항공관제사 노조불법 파업 때는 1만 3천 명 관제사 중 무려 1만 1천345명을 단호하게 해고, 법질서를 세웠다.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 역시 정부 산하 법인 163개 중 136개를 폐지하거나 민영화시켜 15조 원의 재정절감을 이뤄냈다. '개혁 없이 성장 없다'는 구호 아래 법제를 개혁, 2년 만에 2만 6천 개의 새 회사가 생겨나게 해 취업의 문을 넓혔다.
덩샤오핑 역시 경제건설과 개혁개방을 제시하고 98개 部(부)와 위원회를 52개로 통폐합, 1만 7천 명을 감축했다. 그 결과 15년간 연평균 10% 내외 경제성장의 토대를 완성시켰다.
이제 MB호는 활주로에서 도움닫기 이륙을 시작했다. 20여 일 있으면 바퀴를 접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구르기 시작한 바퀴는 잡아봤자다. 탑승한 국민들은 안전벨트나 꼭꼭 조여매고 기장의 기내방송에 따라야 할 수밖에 없다. 개혁, 반개혁의 선택은 끝난 것이다. 일단 미래예측을 믿고 개혁의 시비보다는 개혁 반작용을 참고 도우며 함께 순항하는 일만이 남았다. 불시착하거나 추락한다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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