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오는 4월 9일 실시되는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과반 이상의 의석 확보'라는 야심 찬 목표를 내걸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선수(후보)'를 잘 골라야 하는 법. 한나라당은 경쟁력 있는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옥석 고르기(공천심사)'를 시작한다. 한나라당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공천 신청을 받고 있다. 대구·경북의 경우, 한나라당 텃밭 정서에다 지역 출신 대통령을 배출해 과거 여느 총선의 공천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현역 의원들의 대폭 교체를 요구하는 지역 여론을 등에 업은 정치 신인들의 도전 역시 거세기 때문이다.
과거 한나라당 공천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공정·투명'보다는 '밀실·낙하산·무원칙'으로 얼룩졌고, 그 결과는 심각한 공천 후유증과 지역의 민심 분열이었다. 그래서 시·도민들은 이번 총선 공천만큼은 공정·투명 공천이 정착되고, 지역 민심을 반영한 공천이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연말 정권을 잡은 뒤 곧바로 총선체제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이 총선 체제로 돌입하면서 내건 기치는 과반 이상의 의석 확보였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최대 과제로 세대 교체를 표방했다.
하지만 시·도민들은 한나라당이 과거의 구태 공천으로 회귀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공천을 앞두고 벌어지는 이전투구 때문. 한나라당은 현재 공천에 경쟁력있는 선수 선발을 위한 '지혜모으기'보다는 '밥그릇 싸움'만 벌이고 있다. 친박(親朴·박근혜 전 대표 측)·친이(親李·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 국회의원들이 서로 한 석이라도 더 공천받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치고받기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계파간 치고받기가 도를 넘자 강재섭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며 잠적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를 두고 대구의 한 한나라당 공천 신청자는 "계파간 갈라먹기가 결국 한나라당을 망칠 것이다. 이럴 봐엔 공천심사위원회를 왜 구성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한나라당이 투명·공정 공천을 하라고 만든 공심위를 결국 '들러리'로 만드는 셈이라는 것이다.
시·도민들은 한나라당이 초심을 되찾길 바라고 있다. 공천이 계파 안배로 흘러선 절대 안되고, 공천을 하라고 만든 공심위에 전권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다. 당내 실력자들도 공심위에 그 어떠한 압력을 행사해선 안된다. 이러한 엄정 잣대가 공심위에서 실현된다면 한나라당은 경쟁력 있는 선수를 선발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공천에서 '인물의 다양성'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 경쟁력이 있으면서 국가와 지역을 위해 일을 잘한다면 나이와 선수에 관계없이 공천을 해야 한다. 동시에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헌신해온 지역 대표인사도 국회에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출향 인사도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췄다면 '낙하산'으로 매도해선 안될 것이다. 시·도민들은 설 연휴를 쉰 뒤 한나라당을 관전하고 평가한다. 관전·평가포인트는 원칙과 투명·공정이다.
이종규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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