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대선 패배 후 친북 색깔지우기 등 당 노선을 둘러싼 내분으로 분당 수순을 밟고 있다. 분당이 현실화되면 민노당은 '종북(從北)' 색채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은 이런 성향의 민노당을 얼마나 지지해줄까.
지난 2000년 1월 진보정당을 표방하며 현실 정치에 뛰어든 민노당은 6대 총선에선 원내 의석 확보에 실패했지만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선 13%의 정당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지역구 2명을 포함, 10개 의석을 확보했다. 2006년 지방 선거에선 전국 득표율 8%에 기초자치단체장 2명과 32명의 기초의원을 배출해냈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3번이나 대권도전에 나섰던 권영길 후보가 당 지지율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의 득표율에 그치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단의 당 체질 개선이 없으면 이 위기는 4월 총선에서 더 증폭될 것이란게 정치권의 일치된 관측이다.
지난 총선과 달리 당이 쪼개지는 상황에서 정당 득표율이 오를 것이란 기대를 하기 어려운데다 득표율이 10% 이하로 내려갈 갈 비례대표 의석수도 3~5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현재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권영길 전 대표도 당선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노당은 지난 3일 임시 당대회에서 심상정 대표와 비상대책위원회가 마련한 혁신안이 부결되면서 평등파 강경파가 대규모 탈당을 예고하고 있다.
심 대표는 4일 비대위 총사퇴를 밝히고 설 연휴 후 탈당 등 거취문제를 표명키로 했다. 노회찬 의원도 5일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고하고 있으며 평등파 박용진 전 대변인 등 서울지역 위원장 20여 명도 5일 탈당키로 했다. 민노당 홈페이지에는 4일 탈당 의사를 밝히는 글들이 줄을 잇고 중앙당에는 탈당 절차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이지안 당 부대변인은 "자주파만 남아 총선을 어떻게 치를지 걱정"이라며 "자주파-평등파뿐 아니라 무소속 등 제3지대로 가는 당원들도 있는 등 세 갈래로 찢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주파 김창현 전 사무총장은 "분당이니 해체니 하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창당 이래 최고의 위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럴수록 모든 민노당 세력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 비대위는 간첩사건으로 불리는 이른바 '일심회' 관련 최기영 전 당 사무부총장과 이정훈 전 중앙위원 등에 대한 제명 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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