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德才兼憂

人才(인재)는 나라의 근본이다. 예로부터 천하를 얻은 자는 백성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인재를 찾았고, 천하를 얻고자 하는 자는 이를 위해 인재를 찾았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聖君(성군)으로 추앙받고 있는 강희제(1654~1722년)의 인재 등용의 핵심은 德才兼憂(덕재겸우)였다. 그는 "사람을 판단할 때에는 그 마음씨를 가장 먼저 살펴야 한다"고 했다. 사람됨이 바르지 않다면 재능이 있다 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재를 논할 때에는 덕을 근본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德(덕)이 재능보다 앞서면 君子(군자)이지만 才(재)가 덕보다 앞서면 小人(소인)에 불과하다 했다.

이런 그였지만 역시 덕과 재를 겸비한 인재를 찾기는 어려웠던가 보다. 덕이 높고 재능이 다소 부족하거나, 재능은 뛰어나지만 인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과감히 기용했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百家爭鳴(백가쟁명)하던 전국시대의 인재 판별법은 이보다 구체적이다. 사마천은 史記(사기)에서 인재 판별의 5가지 원칙을 적시하고 있다. ▷평상시(지위가 높지 않을 때) 누구와 친하게 지내는지(居視其所親) ▷부유해졌을 때 함께 어울려 다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富視其所與) ▷높은 지위를 얻었을 때 어떤 인재를 천거하는지(達視其所擧) ▷어려운 일로 궁지에 몰렸을 때 그 하지 않는 바가 무엇인지(窮視其所不爲) ▷가난하더라도 취하지 않을 것을 가리는지(貧視其所不取)를 살피라는 것이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힘 있는 사람과만 친하려고 하지는 않는지, 가난하던 시절 친구를 버리지는 않는지, 가난하다고 아무 것이나 취하려 하지는 않는지, 자기보다 능력 있는 인재를 쓸 줄 아는지, 어려운 상황을 끝까지 감내할 줄 아는지를 두루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 주변으로 자천 타천 인재들이 구름처럼 몰리고 있다. 입각 희망자부터 공천 희망자까지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새 정부 역시 인재 고르기가 난제 중의 난제인 모양이다.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관계자는 한 달간 무려 5천 명의 인사파일을 들여다봐야 했다고 했다. 앞으로는 '10년간 자료만 보자'는 식으로 한정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덕과 재를 두루 갖춘 인재를 찾기가 힘들었다는 이야기다. 새 대통령 당선인이 발굴해 낼 인재에 온 국민의 눈이 쏠려 있다.

정창룡 논설위원 jc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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