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민노당, 북쪽만 쳐다봐서 未來 있겠나

민주노동당이 두 쪽으로 갈라질 모양이다. 어제 심상정 비상대책위 대표가 자신이 주도한 '친북 노선 청산'이 실패한 데 실망해 사퇴의사를 밝혔다. 심 대표는 지난 대선 참패의 원인이 지나친 親北(친북)주의에 있다고 보고, 이의 청산을 주장하는 평등파(PD)를 대변해왔다. 그것만이 오는 총선에서 민노당이 살길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를 외치는 從北(종북)노선 자주파(NL)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이제 두 세력이 결별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분위기다.

8년 전 혁신적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민노당은 2002년 지방선거 8%, 2002년 대선 3.9%, 2004년 총선 12.9% 득표 및 10명 당선으로 이어지며 뿌리를 내리는 것 같았다. 지난 대선에서는 세 번째 큰 원내 정당 대접을 받으며 전국을 누볐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3% 득표라는 처참한 성적이었다. 원내 의석 하나 없는 신생 정당 후보에까지 더블스코어로 밀리는 수모였다. 그간 민노당이 보여준 편향적 친북 노선에 지지자들마저 고개를 돌린 것이다.

그렇다면 민노당은 처절한 반성을 통해 새로 태어나는 자기혁신을 보여주려 애써야 했다. 그래야 국민이 다시 관심을 갖든지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다수세력을 차지하는 자주파는 제 고집대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북핵은 정당하며 대법원이 간첩사건으로 판결한 일심회 또한 부당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총선에서 다시 국민 앞에 서겠다는 것이다. 오래전 동구권 공산주의 몰락을 통해 실증적으로 끝장난 이념에 여전히 함몰해 있는 시대착오가 아닐 수 없다.

우리사회에는 진보 정당의 존재를 필요해 하는 곳이 많다. 빈곤'차별'환경'복지 같은 것들이 특별히 진보 세력이 앞장서야 할 가치들이다. 그런데도 이런 민생문제는 낮추어 보고 북한만 쳐다보는 정치를 고수하겠다는 게 민노당이다. 이것은 진보가 아니라 오히려 수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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