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머니·아내 이어 나까지 암이라니…"

2개월째 직장암 투병 김판덕씨 "거짓말 같은 현실이…" 탄식

▲ 직장암과 유방암 투병생활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판덕 씨 부부.
▲ 직장암과 유방암 투병생활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판덕 씨 부부.

"어머니와 아내가 각각 간암과 유방암 투병을 하는 상황에서 나까지 암이라니…."

코레일 남부지사 시설팀에 근무하는 김판덕(57·김천시 부곡동) 씨는 4일 오후 자신의 66㎡ 아파트에서 아내 임종애(53) 씨와 함깨 깊은 탄식만 토해냈다.

김 씨의 아내는 3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아 수술을 한 후 현재 항암치료 중이고, 어머니 김갑순(81) 씨도 10여년 전 수술로 완치된 줄 알았던 간암이 지난해 10월 재발해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김 씨마저 지난해 8월 정기검진에서 직장암이란 청천벽력같은 선고를 받고 지난해 12월에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직장에 병가를 내고 2개월째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그는 '일가족 3명 암 투병'이란 거짓말 같은 현실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김 씨의 딸(31)과 아들(28)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하지 못해 그의 가족은 생계마저 막막한 실정이다.

김 씨는 "올 연말에 퇴직인데다 병원에서 항암치료 기간을 9개월로 잡고 있어 건강을 회복하더라도 직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이들이 변변한 직장이나마 찾아 생계를 이어가는게 오로지 남은 희망"이라고 한숨 지었다.

"내 자신의 아픔보다 어머니와 아내의 고통을 생각하면 아프다는 말조차 쉽게 꺼낼 수가 없어요." 김 씨는 "왜 우리 가족에게 이런 고통을 주는지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희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며 끝내 울먹였다.

김 씨의 기구한 사연을 접한 코레일 남부지사 직원들은 800여만 원의 성금을 모금해 지난 1일 김 씨에게 전달했지만, 수술비와 항암치료비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동료 직원 장원준 씨는 "평소 성실하고 모범적인 사람에게 이런 불행이 닥치다니, 자녀들 시집 장가도 보내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움 심정을 드러냈다.

김천·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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