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특성상 365일 생산라인을 멈출 수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설 차례를 지내지 못해 조상님께 죄송스런 마음이지만 부모님께서도 어려운 시기에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이해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상당수 귀향객들이 벌써 고향에 도착해 설 음식을 준비하며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귀향길 차량 속에 있을 6일 오전,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휴대폰·LCD 소재부품업체인 SCC㈜(대표 김현식) 생산라인은 여느때와 다름없었다.
1천℃를 넘는 전기로에서 성형제품을 굽는 소결 공정에는 10여 명의 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김천 감문면이 고향인 권우호(36) 대리는 "구미는 물론 대구·경북의 경제를 지키는 산업역군이란 자부심에 서운함은 없다." 고 말했다.
같은 시간 LG필립스LCD㈜(대표 권영수) 구미사업장. 수많은 직원들이 정상 조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 회사를 비롯한 삼성SDI, 삼성코닝정밀유리 등 LCD 업체들은 국내외에서 밀려드는 주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휴무를 잊었으며, 설 연휴에도 생산라인을 전면 가동 중이었다.
LG필립스LCD 구미사업장의 이윤형 총무팀 부장은 "고향에 가지 못하는 임직원들을 위해 설날에는 사업장에서 공동 차례상을 차린다."며 "조촐한 명절 음식을 마련하고, 제기차기·투호놀이 등 직원들을 위로하기 위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고 말했다.
LG전자 구미사업장도 설 연휴 동안 PDP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해 밀린 주문량을 채우기로 했고, IT소재부품 업체인 도레이새한㈜(대표 이영관) 구미사업장 역시 설 연휴도 3교대로 정상조업을 한다. 도레이새한의 강창수 총무과장은 "설 연휴 근무조는 신정 때 3일 휴가를 미리 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중부지역본부(본부장 박소춘)가 최근 구미공단 내 157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설 휴무 일수를 조사한 결과 가동을 계속하는 업체는 47개사(29.9%)로, 전국 평균(14.1%)보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 연휴(23%)와 비교해선 6.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단지공단 중부지역본부의 최정권 과장은 "설 연휴 정상가동업체는 유리·합섬 등을 생산하는 공정상 용해로의 계속적인 가동이 요구되는 기업이나 납품물량을 맞추는 업체들"이라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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