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전후해서 새해의 운세를 점쳐본다. 역술인을 찾거나 아니면 집에서 '토정비결' 책을 펴서 한 해 길흉화복을 찾아보는 전통 세시풍경이다. 새해의 기대와 희망을 점괘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다.
올해는 쥐띠 戊子年(무자년)이다. 쥐띠 해는 풍요와 기회의 해로 판단한다. 쥐의 습성이 눈치 빠르고 영악한데다 깔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식복과 좋은 운명을 타고난 것으로 본다.
무자년은 육십갑자의 25번째 해다. 무는 흙으로, 자는 물로 풀이한다. 메마른 땅이 물을 잡아먹듯이 흙과 물은 상생보다는 대립하는 기운으로 본다. 적응력이 뛰어난 쥐가 자기 꾀에 빠져 잠도 안 자고 불안해하는 형국과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이유로 새해는 나라 안팎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는 명리학자들이 많다. 세계 경제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부터 드러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동은 새해 벽두부터 세계 증시를 폭락으로 몰아넣었다. 미국은 이미 경제 침체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일본은 10년 침체를 딛고 일어서는 듯했으나 다시 주저앉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고 중국은 거품 경제 논란에 싸여있다. 또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돌출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도 쉽지 않은 한 해로 전망한다. 정권 이양과 총선의 어수선함,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심해지고 이명박 정부의 첫해가 간단하지 않을 것으로 해석한다. 다만 경제 사정은 세계 경제 부진과 사회적 혼란 가운데서도 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가 뱀띠이기 때문이다. 어둠을 상징하는 쥐를 뱀이 먹어치우기 때문에 그나마 한국의 사정이 좀 낫다는 해석이다.
최근 한 조사 결과 점이라면 미신으로 치부할 것 같은 대학생들까지 점을 즐겨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대학생 75%가 점을 본 적이 있었고 68%가 '결과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취업이 힘든 부실 경제의 방증이고 경제 회생 염원의 표현이다.
운세는 좋게 나오면 무언가 이룰 것 같은 기분을 갖게 하고, 나쁘게 나오면 보다 조심스럽게 행동하기로 스스로 마음을 다잡게 한다. 한해를 점쳐보는 세시풍습은 그런 소박한 마음가짐이어야 한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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