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희망적인 얘기가 오고 간 설날 연휴였다. 장바구니 물가는 잔뜩 올라 차례상 보기가 힘들었지만 오랜 만에 만난 친인척들은 그래도 '이제는 좀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부풀어있었다. 불과 보름 후면 출범할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심리가 그대로 읽힌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측면에서 매우 행운아다. 정권 교체기에 기대감이 높은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 국민이 어느 정부보다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은 '잃어버린 지난 10년'에 대한 보상심리가 철저하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뒤집어 얘기하면 경제 살리기에 있어서는 그만큼 국민적 지지를 받는다는 뜻이다. 특히 대구 경북민들의 기대감은 남다르다. 당선자가 이 지역 출신이라서가 아니라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일련의 정책들이 지역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는 '하면 된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국민 대다수가 경제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으니 이명박 정부는 출발도 하기 전에 50점은 따 놓은 셈이다. 국민은 그만큼 성장에 목말라 있다. '정치적인 논리'에 가능한 물들지 말고 차근차근 합리적인 방법으로 '시장 논리'에 따라 일을 추진하기 바란다.
그러나 암초도 많다. 지금 세계 경제는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하다. 유가는 OPEC의 감산 시사에 따라 급등하고 있고 미국은 제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더니만 급기야 '97년 한국의 외환위기 때와 흡사하다며 지금 한국으로부터 한 수 배워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미 의회는 세금을 경감시켜 소비를 부양하겠다며 1천250억 달러 규모의 긴급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켰다. 이웃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올 8월까지는 순조로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차이나 펀드 쇼크가 불거지면서 거품이 언제 꺼질지 모르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하지만 이런 암초들이 우리의 자신감을 뒤엎을 수는 없다.
자신감과 희망은 바로 한국의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자본을 바탕 삼아 뚜렷한 원칙과 소신으로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 주기 바란다. 그것이 바로 설날 민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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