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도시 빈, 물의 도시 베니스, 풍차와 꽃의 도시 암스테르담, 카지노와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물과 건강의 도시 에비앙, 정원의 도시 빅토리아…. 지역특성을 살린 통일된 테마로 세계인을 불러 모으는 도시들이다. 이 도시들은 세계 속에 뚜렷이 내세울 수 있는 이미지로 높은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국내로 눈을 돌려 보자. 영화의 도시 부산, 만화의 도시 부천, 축제의 도시 춘천. 소프트한 문화예술을 이용하여 도시 이미지 전파에 성공한 곳들이다.
대구경북을 들여다보자. 컬러풀(Colorful) 대구, 천년고도 경주,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철강도시 포항, 전자도시 구미…. 비교적 도시 이미지가 분명히 드러나는 곳들이다. 그러나 가슴 한쪽에서 세계인들이 다가오기에는 추상적이고 정체성이 모호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곳은 너무 엄숙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어 친근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경북의 다른 중소도시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자연, 전통, 문화, 웰빙 등 네 가지를 마케팅 테마로 활용하고 있다. 어느 도시에서나 비슷한 정책이 펼쳐지고, 고답적이고 식상한 테마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가능성이 크다.
시티마케팅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시티마케팅'은 도시 자체를 하나의 상품이나 기업으로 인식하고, 그 도시의 문화나 생산물을 자원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이미지와 시설을 개발, 이를 외부에 알리고 상품화함으로써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말한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그 기본은 도시의 정체성을 찾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그 도시가 내세울만한 테마를 찾아야 한다. 마케팅 테마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자산이나, 새롭게 창출할 이미지로 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티마케팅의 개념을 도입하여 도시 이미지를 바꾸고 여러 방면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올림픽을 계기로 적극적인 마케팅과 스포츠 인프라 구축에 힘쓴 결과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의 맨체스터는 프리미어리그 등의 인기 스포츠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여 스포츠시티의 이미지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두 도시는 스포츠 인프라로 성공한 사례다.
대구경북의 도시들도 이것저것 내세워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기보다는 대중이 다가서기 쉽고, 시대 흐름에 부응한 하나의 '킬러콘텐츠(Killer Contents)'를 내세워 시티마케팅을 전개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인원(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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