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여생을 소외된 이웃과 어려운 세대를 위해 더 많이 봉사하는게 제 작은 소망이지요"
2급 장애인 만학도 임갑수(57·대구시 남구 대명5동)씨는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다면 이동목욕차량을 구입해 몸이 불편한 중증장애인과 홀몸 노인을 찾아 목욕을 시켜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오는 15일 경주대에서 38년만에 꿈에도 그리던 학사모를 쓴다.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임씨는 못배운 한을 풀기위해 중학교을 다닌지 32년만인 2002년 8월 고교 검정고시에 합격, 03학번 새내기로 경주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뿐. 어려울때마다 곁에서 용기를 주던 아내가 위암 수술을 받아 1년간 휴학을 해야 했다. 복학 한 임씨는 아들 딸같은 동기생들과 어울리며 주경야독을 했다. 젊은 학생들도 힘든 복수전공으로 그동안 몸담고 실천해온 외식경영 조리학 졸업장과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주차장에서 4,5층 강의실까지 68,85계단을 하루에도 몇번씩 오르내려야 했다. 목발을 짚은 양겨드량이의 상처가 가실날이 없었다. 매일 새벽 대구에서 출발하는 4년간의 통학이란 역경을 이겨낸 배경에는 아내와 대학을 나온 아들(29)과 딸(26)의 격려가 있었다. 그는 대학졸업과 함께 경주대 대학원 석사과정에도 입학했다.
오늘이 있기까지 그가 이겨낸 시련은 너무도 많았다. 경북 예천의 가난한집 5남1녀 중 넷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가난을 못이겨 1969년 중학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갔다 그후 보세공장 공원과 중국집 배달원에다 시장 뒷골목 노숙생활을 하면서까지 돈을 모아 고향 부모님께 송아지를 사보내기도 했다.
가장 큰 시련은 군복무 중 만기 제대를 몇일 남겨두고 큰 사고를 당해 왼쪽다리를 절단하는 불행을 맞았던 것. 장애를 받아들일 수가 없어 2~3년동안 은둔생활을 하며 좌절과 방황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그러나 상의용사 임갑수로 다시 일어섰다.
불편한 몸을 무릅쓰고 작은 식당을 하며 친절과 정성으로 손님들을 감동시켰다. 격주로 장애인 홀몸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하고, 매월 생신잔치 차려드리기, 봄 가을 경로잔치를 하며 마음이 더 부자가 됐다. 자신은 어렵게 살면서도 자폐아 어린이와 장애인 홀몸노인·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생활비를 보태주고 매년 울릉도 저소득층 초·중등학생을 초청, 육지구경도 시켜주고 있다.
대구와 경주 등지에서 식당 경영을 하는 내실있는 식품업체 사장이기도 한 임씨는 졸업식날 경주대 총장으로 부터 공로상을 받는다. 박준현 편집위원jh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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